[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내년부터는 1층 음식점이나 모텔, 15층 이하 공동주택도 재난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7일 보험업계 및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국민안전처는 재난 취약시설에 의무 재난보험을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 안전법)' 개정안 시행령을 이달 중 입법 예고할 계획이다.
현재 재난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시설의 범위는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다중법)이나 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화보법)에 규정돼 있었다. 다중법은 23개 업종에 대해, 화보법은 면적 2000㎡·16층 이상 규모인 특수건물을 재난보험 가입 대상으로 분류해 왔다.
하지만 이 기준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보험에 의무가입 대상이 아니므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월 발생한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화재다. 이 아파트는 15층 공동주택이라 화보 법상 특수건물에 포함되지 않아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피해보상에 문제가 있었다. 결국, 피해자들은 도·시 차원의 재난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이에 국민안전처는 화보 법이나 다중 법에 포함되지 않은 건물의 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강제성을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재난 안전법에서는 재난보험 의무가입 대상에 박물관, 미술관, 과학관, 도서관, 국제회의시설, 전시시설, 경정·경륜·경마장, 물류창고, 여객자동차터미널, 지하상가, 주유소, 장례식장 등이 추가될 전망이다.
국민안전처는 여기에 1층 음식점과 숙박시설, 15층 이하 공동주택 등도 포함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음식점은 다중 법에서 보험가입 대상으로 분류됐으나 그동안 1층에 있는 음식점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숙박시설 역시 규모가 큰 호텔 등은 화보 법상 보험가입이 필요한 특수건물에 해당했으나 소형 모텔 등은 제외돼 있었다. 이렇게 보험 의무가입 대상을 넓히는 동시에, 담보 내용과 보상 한도도 기존보다 확대된다.
기존의 재난보험은 과실 여부를 따졌지만, 재난 안전법에서는 피해자 구제를 위해 보험가입자의 과실이 없는 무과실 사고로 인한 피해자 손해도 보상해주도록 한다.
보상 한도는 대인의 경우 1인당 1억5000만원으로, 전체 한도를 두지 않아 피해자 수가 많더라도 모두 보상받을 수 있다. 대물 보상은 사고 한 건당 10억원이다.
아울러 국민안전처는 시설의 점유자나 관리자가 재난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현재 보험개발원에서 관련 보험상품의 요율을 검증하고 있는 단계로, 업계에서는 보험료가 연 3만~5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변지석 국민안전처 재난보험과장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어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보상을 받을 수 없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재난 안전법 개정을 추진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난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대상이 내년부터 확대될 것으로 보이다.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화재 현장) 사진/뉴시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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