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포르투갈)가 전설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그에게 남은 과제인 메이저대회 우승이 코앞이다.
포르투갈은 7일(한국시간) 프랑스의 스타드 드 리옹에서 열린 유로 2016 4강전에서 웨일스를 2-0으로 이기며 결승행을 확정했다. 호날두와 가레스 베일(27·웨일스)의 맞대결로 불렸던 경기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호날두의 발끝에서 갈렸다. 호날두는 후반 5분 코너킥에서 올라온 공을 정확하게 머리로 받아 넣어 선제골을 신고했다. 후반 8분에는 페널티박스 밖에서 나니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해 도움까지 올렸다.
호날두는 웨일스전 승리 후 ESPN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대회 시작부터 결승 진출을 꿈꿨다. 여전히 토너먼트를 치르고 있지만 힘든 순간도 있었다"면서 "형편없이 시작해 긍정적인 결말을 보는 게 낫다.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지만 꿈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말했다. 포르투갈은 이번 대회에서 아이슬란드, 오스트리아, 헝가리 같은 비교적 약체와 F조에 속했음에도 조별리그 3무에 그쳤다. 가까스로 16강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포르투갈의 결승행까지 점치던 목소리는 없었다. 그런데도 포르투갈은 16강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크로아티아를 1-0으로 꺾었다. 8강 폴란드전에서는 승부차기로 승리를 따냈다. 호날두는 "난 항상 조국을 이끌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꿈을 갖고 있었다. 이제 가까이 다가왔다"고 결승전 필승 각오를 다졌다.
호날두의 메이저대회 우승은 그의 축구인생에 마침표나 다름없다. 호날두는 리오넬 메시(29·아르헨티나)와 세계 축구를 양분하며 이룰 것을 다 이룬 선수로 불린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시작으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 격인 발롱도르 수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각종 개인 기록 달성 등 이미 세계 축구사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 하지만 메이저대회 우승 경력이 없다는 게 메시를 포함해 호날두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 전설로 불리는 펠레(브라질)와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과거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팀 스포츠'라는 축구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로 불리려면 조국에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안겨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호날두는 유로 2004 준우승, 2008 8강, 2012 4강 등 꾸준히 좋은 성적으로 포르투갈을 이끌었지만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짐을 쌌다. 호날두는 "포르투갈이 마지막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길 바란다"며 "마지막 한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포르투갈은 오는 11일 대회 결승전을 치른다. 상대는 오는 8일 열리는 프랑스와 독일의 4강전 승자다. 프랑스는 개최국 이점이 있는 강력한 우승후보다. 독일은 전 세계가 알아주는 전통의 강호다. 호날두와 포르투갈이 어느 팀을 만나든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유로 2016 결승에 오른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유로 2016 공식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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