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보험료 카드 결제를 기피하는 행위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보험사는 고객이 매달 결제일마다 콜센터에 전화하거나 지점에 방문하는 등의 방식으로 신용카드 결제를 번거롭게 해 단 한 건의 카드결제라도 덜 받겠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이외 회사들은 매월 납부일에 고객이 콜센터나 설계사에게 연락하거나 영업접을 방문해야만 카드 결제가 가능했다. 카드결제가 이렇게 번거롭다 보니 카드결제를 하지 않고 자동이체로 납부 방법을 변경하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형 보험사 설계사는 "회사별로 자세한 방법은 다르지만, 고객이든 우리 설계사든 누군가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카드결제가 가능하다"며 "이런 결제 방식에 불만을 토로하며 납부 방법을 자동이체로 변경하는 고객들도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과정에서 고객의 카드를 설계사나 지점 총무가 가지고 있거나 매달 고객 의사를 확인해야 하는 전화통화를 녹취록으로 대신하는 등 불법 행위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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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000810)의 경우 카드결제 시 매다 설계사가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의사를 확인한 뒤 카드번호를 설계사가 직접 입력하면 결제가 진행된다.
현대해상(001450)은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설계사에게 연락해야 한다.
손보사들은 매달 보험료 결제 사실을 고객이 인지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번거로운 절차가 고객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은 없다. 또한, 이들이 제공하지 않는 '카드 자동이체'는 별도의 절차나 비용 없이 언제든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자동이체'는 매월 요금이 나가는 통신사나 보험사 등에 편리한 기능"이라며 "카드 자동이체를 한다고 해서 별도의 절차나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번거로운 절차를 만들어 단 한 건이라도 카드결제를 받지 않겠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회사별로 카드 납을 전혀 받지 않거나 카드를 받는 경우 '카드 자동이체'를 허용하는 모습이다. 총 25개 생보사 중 교보생명, 한화생명, ING생명, 알리안츠생명, 푸르덴셜 생명, IBK 연금보험, PCA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8개 보험사는 신용카드 납부를 허용하지 않았다.
일부 생보사들만 특정 보험상품이나 모집 채널에 대해서만 신용카드 납부를 허용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텔레마케팅(TM) 전용상품과 카드슈랑스 채널에 대해서만 카드 자동이체를 허용했고, 신한생명의 경우 보장성보험에 대해 TM과 인터넷 채널을 통해서만 신용카드 납부를 허용했다.
대부분 저축성보험의 신용카드 납부는 제외됐고, 보장성 상품 위주로 보험료 납부를 받고 있었다. 다만
삼성생명(032830), 라이나생명, 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085620)의 경우 신용카드결제 1회 등록만으로 카드 자동이체 유지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보험소비자들이 보험 선택시 보험료 납부 방법을 미리 알고 가입할 수 있도록 지난 7월 1일부터 생·손보협회에 신용카드 납입제도 운영현황을 공시하도록 했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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