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관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가 진행 중인 가운데 SK케미칼이 제조한 살균제 원료물질 ‘SKYBIO FG'에서 기존 성분 외에 새로운 독성물질이 발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SKYBIO FG는 애경과 이마트가 생산·판매한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물질이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DCMIT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의 원인물질로 기존에 알려진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이나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라며 “SKYBIO FG에서 새롭게 발견된 DCMIT 함유량은 75ppm으로 MIT(30~40ppm)보다 많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DCMIT에 대한 독성자료는 아직 없지만 MIT나 CMIT를 합성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독성은 유사할 것이라는 국립환경과학원의 설명이 있었다”며 “SK케미칼이 작성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는 DCMIT에 대한 자료가 나와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SK케미칼의 물질안전보건자료가 신뢰할 수 없는 자료임이 판명된 이상 성분 분석과 독성 평가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인 규명을 위한 검찰 수사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의원의 주장에 대해 SK케미칼 관계자는 “주성분은 모두 기재하게 되어있지만 부산물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검출량이 1000ppm을 넘을 경우 작성하게 되어있다”며 “DCMIT의 경우 기준에 못미치다 보니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의 설명에 대해 이 의원실 관계자는 “SKYBIO FG 내 DCMIT 함량이 75ppm이라는 사실과 품질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는 사실까지도 SK케미칼은 홈페이지에 게시했었다”며 “그렇다면 DCMIT를 주성분으로 봐야하는 것 아닌가. 그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재반박했다. 해당 내용은 현재 SK케미칼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국회 가습기살균제 특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SK케미칼과 이마트, 애경 본사를 찾아 유해물질이 함유된 살균제를 생산·유통시킨 경위를 따져 물었다.
오전에 서울 여의도 옥시레킷벤키져(옥시) 한국법인 본사에서 실시된 현장조사에서 우원식 특위 위원장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사망한 사람 중 대부분은 옥시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옥시는 검찰 수사가 시작되고 나서야 사과했지만 그마저도 일방적이고 형식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우 위원장에 따르면 정부가 실시한 가습기 살균제 1차 피해 접수자 530명 가운데 221명이 옥시 제품을 사용했으며 이 중 95명이 사망했다.
이에 대해 아타 사프달 옥시 한국법인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의 주요 제조업체로서 지난 5 간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지연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며 몸을 낮췄다.
지난 25일부터 시작된 현장조사를 마친 가습기 특위는 내달 26일까지 여·야가 임명한 전문가와 개별 의원실 차원의 현장조사를 이어가게 된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SK케미칼이 생산한 가습기 살균제에 새로운 독성물질이 발견됐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스1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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