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내년 4월 계약이 만료되는 아스텔라스와
대웅제약(069620)의 당뇨치료제 '슈글렛' 공동판매 협업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이 다른 제약사가 개발한 경쟁 약물을 도입해 집중적으로 팔자 아스텔라스가 계약 종료를 시사하고 나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아스텔라스는 지난 2014년 대웅제약과 당뇨치료제 '슈글렛' 공동판매 협약을 체결했다. 종합병원에서는 공동으로, 동네의원에서는 대웅제약 단독으로 영업과 마케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대웅제약은 이와는 별도로 지난 1월 슈글렛과 경쟁제품인
LG생명과학(068870)의 당뇨치료제 '제미글로'도 도입했다. 타사로부터 도입한 당뇨치료제가 두개나 되는 셈이다.
대웅제약은 올초부터 제미글로에 영업을 집중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스텔라스보다 LG생명과학과 수수료 계약을 유리하게 체결했기 때문이다. 러닝 개런티처럼 제미글로를 많이 팔면 팔수록 대웅제약이 수수료를 더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실적을 올려도 제미글로 쪽이 수수료를 더 받을 수 있다.
슈글렛이 기존 치료제들에 밀려 저조한 실적에 그친 것도 요인이다. 실적이 나오지 않자 대웅제약에게 돌아가는 수수료도 줄어들었다. 영업비를 지불하고도 이윤이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올 상반기 슈글렛은 5억원대 처방액에 그쳤다.
대웅제약에 영업 지원으로 제미글로는 실적이 급상승하는 모습이다. 제미글로(복합제 포함)는 올 상반기 242억원으로 전년(124억원)비 2배가량 처방액이 늘었다. 올해 500억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처방액은 255억원대다. 당뇨치료제 시장은 6500억원대에 달한다.
아스텔라스는 최근 슈글렛 이례적으로 영업전담팀을 구성하며 독자적으로 영업을 강화했다. 슈글렛에 대해 학술과 전문지식을 갖춘 영업사원을 통해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여전히 저조한 실적에 그치고 있다.
업계에선 아스텔라스와 대웅제약의 협업이 깨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년 계약이 내년 4월 만료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제미글로를 잘 팔고 있어 매출이 나오지 않는 슈글렛을 들고 있을 이유가 없어졌다"며 "대웅제약이 아스텔라스와 계약을 접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아스텔라스 관계자는 "수수료율(계약 갱신)에 대해서 아직까진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대웅 측이 슈글렛의 수수료율을 더 올려달라고 요구했다고 들었다"며 "공동판매 계약 갱신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오른쪽)이 정해도 한국아스텔라스 사장과 '슈글렛' 공동판매 계약 후 악수하고 있다.(사진제공=대웅제약)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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