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고, 경기침체로 오프라인 매장 운영이 점차 어려워지자 대기업들도 온라인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일 명품부터 패션, 뷰티, 리빙을 아우르는 새로운 개념의 온라인 부티크 'SI빌리지닷컴'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온라인쇼핑에 친숙한 20~30대와 쇼핑 편의성이 떨어지는 지방 상권을 주요 고객으로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0년까지 온라인사업을 2000억원 규모로 키우고 이를 성장동력 삼아 매출을 2조원까지 키운다는 방침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창립 20년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최홍성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이사는 "온라인몰 구축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온라인몰에 입점하는 것을 꺼리는 해외 브랜드를 설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SI빌리지닷컴은 '온라인 명품몰'을 중심에 내세우며 차별성을 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체 브랜드 이외에도 20개의 해외 패션 브랜드가 입점했는데 병행수입이 아닌 정식 판권을 바탕으로 판매가 이뤄져 소비자 신뢰를 높였다. 마르니나 알렉산더왕 등 그동안 국내 온라인몰에서 찾기 힘들었던 브랜드도 들여왔다.
앞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9월 통합 온라인몰인 SSF샵을 오픈했다. 각각 따로 흩어져 있던 빈폴과 8세컨즈, 구호, 갤럭시, 엠비오 등 브랜드 18개를 한 곳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O2O(Online to Offline) 기능을 강화해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가까운 브랜드 매장애서 픽업·교환·반품할 수 있도록 했다. 2010년 전체 매출 대비 2% 수준이었던 온라인 사업은 지난해 10% 가까이 커졌다. 올 8월말 기준 온라인몰 매출은 전년대비 162% 증가했으며 고객 유입률도 140% 이상 증가했다.
2000년부터 온라인몰을 운영하던 LF는 2010년 통합쇼핑몰인 'LF몰'을 구축했다. 이후 LF몰은 매년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올 상반기에도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했다.
최근에는 '질바이질스튜어트'와 '일꼬르소' 등을 온라인 전용으로 돌렸으며 온라인 전용 브랜드 '토니노 람보르기니'를 론칭하며 온라인사업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판매정책을 고수하던 한섬도 지난해 10월 한섬이 보유한 국내 및 수입 브랜드 16개를 통합 판매하는 '더한섬닷컴'을 오픈했다. 올 초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한섬앱'도 론칭했다. 인디안 등의 브랜드로 40~50대를 주 고객층으로 두고 있는 세정도 하반기 온라인몰을 리뉴얼할 예정이다.
패션업계가 온라인 사업에 뛰어든 것은 온라인쇼핑이 매년 크게 성장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익은 15조34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3% 증가했다. 온라인상의 의복 거래액도 12.8%의 성장률을 보였다.
또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며 패션산업이 양극화되고 있는 점도 가격 경쟁력이 높은 온라인 시장의 중요성을 키우고 있다. 온라인몰은 점포유지비나 인건비, 유통마진 등이 적게 들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중저가브랜드 유통에 효율적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유통환경이 변하며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찾는데 이를 갖추는 데에는 온라인몰 만한 것이 없다"며 "큰 소비트렌드가 움직이면서 백화점이나 기타 오프라인 유통에서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분을 온라인이 채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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