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임은석기자]지난해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이 최근 5년새 가장 낮았다. 하지만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고 일감몰아주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의 계열회사 간 상품·용역거래 현황'을 공개했다. 분석 대상은 지난 4월 지정된 47개 민간 대기업집단 소속 계열사 1274개사의 2015년 거래 현황이다.
지난해 대기업집단의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11.7%, 금액은 159조6000억원이었다. 사익편취 규제의 시행, 유가하락에 따른 내부거래 금액 감소 등의 영향으로 내부거래 비중은 전년보다 0.7%포인트, 금액은 21조5000억원 줄었다.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은 2011년 정점을 찍고 최근 5년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며 지난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업별 내부거래 비중은 SK가 24.2%로 가장 높았다. 이어 포스코 18.8%, 태영 18.5%, 현대자동차 18%, KT 15.6% 등의 순이었다.
금액으로도 SK가 33조300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현대자동차가 30조9000억원, 삼성이 19조6000억원, LG 16조8000억원, 포스코 11조5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5개 기업의 내부거래 합계는 112조2000억원으로 전체 내부거래 금액 159조6000억원의 70.3%를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종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사업시설관리와 조경서비스업의 내부거래는 64.5%, 시스템통합관리업종은 63.6%, 정보서비스업은 53.4% 등을 기록했다.
반면 제조업과 건설업은 내부거래 비중은 낮았지만 금액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와 트레일러 제조업은 내부거래 금액이 21조8000억원, 종합건설업 14조2000억원, 전자부품 제조업은 13조원 등으로 나타났다.
전체 계열사 1274개 가운데 내부거래가 있는 회사는 1050개로 82.4%였으며, 내부거래 비중이 30% 이상인 회사는 467개(36.7%)였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은 올해도 여전했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9%, 30% 이상은 11.3%, 50% 이상은 16.5%, 100%는 34.6% 등으로 집계됐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3년 이후 감소하다가 올해 다시 증가했다.
총수 2세 기업의 경우 지분율과 내부거래 비중 간의 비례관계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총수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2.5%, 30% 이상 23.1%, 50% 이상 25.5%, 100%는 59.4% 등으로 조사됐다. 총수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2.5%로 20% 미만인 경우인 11.7%보다 높았다.
사익편취(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회사 147개의 내부거래 비중도 지난해 11.4%보다 0.7%포인트 증가한 12.1%였으며, 금액은 1조원 늘어난 8조9000억원이었다.
사익편취 규제대상은 상장사의 경우 총수일가 지분율이 30% 이상, 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기업이 해당된다.
최근 3년간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은 감소 추세였지만 올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중흥건설과 롯데정보통신이 신규로 분석대상에 포함됐고, 삼성물산과 SK 등이 각각 제일모직과 SK씨앤씨 등과 합병했기 때문이다.
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정부 정책과 기업의 노력 등으로 최근 5년간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이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며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하지만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이 소폭이지만 지난해보다 증가했고,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내부거래 공시의무가 본격 시행됐기 때문에 공시 점검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기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과장이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계열회사간 상품·용역거래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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