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한나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 내년 경제는 5.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까지의 전망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성장률도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KDI는 성장률을 대폭 높인 주된 이유로 기저효과(바닥효과)와 함께 내년 세계 경제가 낙관적 회복 국면을 보이면서 우리 수출과 내수도 덩달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22일 KDI는 '2009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간,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5.5%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월 발표한 전망치(4.2%)에서 무려 1.3%포인트나 올려잡은 것이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내년 전망치(4.2%) 역시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상반기에는 같은 기간대비 6.9%, 히반기에는 4.3%로 뚜렷한 '상고하저(上高下低)'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연간으로는 0.2%로 내다봤다. 지난 전망치 마이너스 0.7%에서 0.9%포인트 끌어올린 것이다.
◇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정 GDP 전망
◇ KDI "세계경제 회복 지속..유가·환율 안정"
KDI가 내년 성장률을 플러스 5.5%로 크게 올려잡은 것은 세계 경제 회복세가 낙관적 형태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KDI는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경제는 올해의 감소세에서 벗어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3%내외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제했다"고 분석했다.
내년 원유도입단가는 연평균 80달러 내외, 원화가치는 최근 수준에서 완만하게 상승하는 추이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세계 경제 및 중국 등 신흥개도국의 성장세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우리 수출과 국내 수요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게 KDI의 설명이다.
김현욱 KDI 연구위원은 "미국, 일본, 유럽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면서 과거에 가지고 있던 생각보다는 세계경제 회복세가 빨리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며 "여러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더블딥과 같은 급락세가 되풀이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바닥을 치면서 이에 따른 '기저효과(바닥효과)'도 성장률 전망치를 끌어올리는 데 한몫했다.
현오석 KDI 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2.2%, 올해 0%대, 내년 5%대로 성장해도 3년 평균을 내면 3%성장하는 것"이라며 "외환위기 때에도 기저효과가 상당했었고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보면된다"고 설명했다.
◇ '서프라이즈 성장률'에 동감·회의 '교차'
KDI의 이 같은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여타 경제전망기관들은 대체로 '서프라이즈 성장률'이라는 반응이다.
더욱이 내년 상반기에 6.9%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본 것은 올해 상반기 성장률인 마이너스 3.2%를 회복하고도 3.7% 더 성장여력이 있다는 것이어서 이 같은 성장세를 이룰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부영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이 같은 전망치는 '비약적'으로 올려잡은 것이라 볼 수 있다"며 "올해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에서 회복하고도 실질적으로 3~4% 성장여력이 있다는 것인데 그러려면 민간이 완전히 살아나서 투자가 되고 고용이 회복되는 등 건전한 회복조짐이 나타나야 한다"고 회의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주요 변수인 유가를 배럴당 80달러선으로 내다본 것은 다소 낮게 잡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유가가 80달러에 근접한 상황에서 내년 세계 수요에 따라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세계경제 회복세가 본격화하면서 이에 따라 성장률도 올린 것으로 보인다"며 "상당히 높게 잡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같은 성장률은 경기회복 속도가 꺾이지 않고 계속 이어나간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요인이 있을 수 있겠으나 총수요가 많이 줄어있는 상황이어서 과열을 일으키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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