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대만 간식' 모시기 열풍
펑리수·밀크티·맥주…현지 인기 먹거리 직소싱 '봇물'
2016-10-14 06:00:00 2016-10-14 06:00:00
[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대만의 간식 열풍이 불고 있다.
 
2013년 '꽃보다 할배' 등 대만에 대한 TV예능 프로그램의 방영 이후 대만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현지의 주요 음료나 디저트 등의 인기도 함께 높아지면서 유통업계가 현지 브랜드와 접촉해 해당 상품들을 들여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만으로 여행을 떠난 관광객들이 기념품 등으로 들여오던 펑리수(파인애플 케이크), 밀크티 등 인기 디저트가 국내 주요 유통채널에서도 접할 수 있게 됐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004170)백화점과 홈플러스,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이 대만 현지에서 들여온 펑리수와 밀크티, 맥주 등을 소싱해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대만 상품전'을 열고, 대만 여행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디저트 망고젤리와 펑리수를 들여와 전국 58개 점포에서 판매한 바 있다. 펑리수는 버터, 밀가루, 달걀 등을 원료로 구운 쿠키 속에 쫀득한 파인애플 과육과 잼이 들어있는 대만의 대표 디저트다. 홈플러스는 대만 현지 업체와 사전 기획을 통해 현지 제품보다 파인애플 함량을 늘리는 등 품질을 높여 판매하기도 했다. 또 SNS 설문조사를 통해 고객들이 가장 마시고 싶은 세계맥주 1위로 뽑힌 대만의 '망고맥주'도 지난해 9월부터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13일부터 본점, 강남점, 하남점, SSG푸드마켓 청담, 목동점에서 40여년 역사의 대만 대표 펑리수 브랜드 '치아더'를 국내 최초로 공식 수입판매에 나섰다.
 
치아더는 오직 1개의 플래그십 매장에서만 생산해 대만 현지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연간 8000만개, 하루에 20만개 이상씩 팔려나가는 대표 브랜드다.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도 지난해 이른바 '화장품병 밀크티'라 불리는 대만 '비피도'사의 밀크티 제품을 들여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세븐일레븐도 대만의 대표 차음료 '아쌈밀크티'와 '아쌈블랙티'를 들여왔다.
 
유통업계가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까지 디저트로 유명한 유럽, 미국, 일본이 아닌 대만의 인기 먹거리에 눈을 돌린 이유는 이미 기존 유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많은 브랜드를 유치해 더 이상 차별점이 없기 때문이다.
 
대만 먹거리를 들여오기 위해서는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높다. 짧은 유통기한이 가장 큰 문제였다. 대만의 대표 먹거리인 펑리수나 밀크티 등은 천연재료나 우유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유통기한은 25~40일 가량에 불과한데, 이 상품들을 선박을 통해 한국까지 운송하는데에만 열흘가량의 사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실제 점포에서 판매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한달, 짧게는 열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대만 현지 생산설비의 한계로 한꺼번에 많은 수량을 들여오지 못하고 매번 한정수량만 발주해야하는 번거로움 또한 리스크였다.
 
하지만 업계는 이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까지 해당 제품을 들여오기 시작했다. 이미 기존 유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디저트로 유명한 유럽, 미국, 일본 등의 많은 브랜드를 유치해 더 이상 차별점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고객들의 반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GS25의 비피도 밀크티는 초도물량 3만개가 사흘만에 동이 났고, 이후 열흘에 두차례 꼴로 10만개 이상의 제품을 들여오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아쌈밀크티 역시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석달만에 전월 대비 21%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김경민 신세계백화점 가공식품팀 바이어는 "최근 2~3년동안 3~4일 가량의 연휴가 많았던 탓에 가까운 대만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을 다녀온 단기 여행객들이 늘면서 대만의 먹거리에 대한 고객 수요가 높아졌다"며 "또 대만 현지에서도 한국 관광이 인기를 얻고 있어 현지 1등 브랜드의 유치가 상대적으로 순조로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식품관에서 모델이 타이완 대표 간식 '펑리수'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