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4대 시중은행이 지난 3분기 동안 기준금리가 인하됐음에도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올려 이득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 금리 인하에 따른 혜택이 대출자에게 돌아가기보다 은행들의 실적 쌓기에 이용된 것이다.
23일 은행연합회 가계대출금리 공시자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시중은행의 9월 기준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2.77~3.1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에 기록한 주담대 평균금리인 연 2.66~2.82%보다 약 0.2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한국은행이 지난 6월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지만, 대출 금리가 내리기는커녕 올라간 것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지난 9월 우리은행이 지난 6월보다 0.36%포인트 오른 3.17%를 기록했다. 4대 은행 중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2.81%에서 2.94%로 0.13%포인트 올랐고, 하나은행은 2.66%에서 2.77%로 0.11%포인트 올라섰다. 국민은행은 2.82%에서 2.90%로 0.08%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모 은행에서 대출 상담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금리가 기준금리와 역행한 이유는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일제히 올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4대 은행이 3분기 동안 올린 가산금리는 평균 0.24%포인트다. 우리은행의 가산금리는 6월 1.24%에서 9월 1.70%로 0.46%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0.19%포인트, 신한은행은 0.18%포인트, KEB하나은행도 0.12%포인트를 각각 올렸다.
기본금리는 은행연합회에서 제시한 일정 기준에 의해 산정되는 반면, 가산금리는 은행이 차주의 신용 프리미엄과 마진, 업무 원가를 감안해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저금리 기조를 틈타 대출 금리를 올린 덕분에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지난 3분기 기준으로 4조68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6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담보가 확실해 떼일 염려가 적고 최근 부동산경기 활황세로 대출수요가 많아 은행들의 수익성 재고에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혜택을 일반 국민들이 누리지 못해 가계대출 규모가 늘어나는 역효과가 발생했다.
지난 6~9월 사이 3개월간 주택담보대출은 292조6734억원에서 300조7792억원으로 무려 8조1058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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