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정부의 8.25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더 심화됐다. 강남을 중심으로 시작된 서울 재건축 시장 과열 현상이 부산까지 이어지며 투심이 들썩이는 모습니다. 반면 울산과 경남 등지의 아파트값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3분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서울이 2.9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인천은 0.83%오르고, 신도시는 1.12% 올랐다. 특히 강남의 강세가 이어진 재건축 아파트값은 서울이 3분기 6.50% 상승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리서치팀장은 "정부가 지난 8.25가계부채대책을 통해 공공택지 물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이후 매매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서울 일부지역의 가격 상승률이 커졌다"며 "서울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양천구는 목동과 신정동 일대 신시가지 아파트 가격이 상승을 주도하고 있으며 재건축 기대감으로 강남권에서 투자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부산 명륜자이 분양 당시 견본주택을 방문한 내방객들이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외부에서부터 길게 줄을 서서 입장하고 있다. 사진/GS건설
지방에서는 부산이 열기를 이어갔다. 부산의 3분기 아파트 매매가격은 3.12%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 분기 상승률이 0.53%였던 것에 비하면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구별로 살펴보면 해운대구(6.48%), 수영구(5.25%), 북구(4.58%) 등의 순이었다.
분양시장 열기도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지난달 청약접수를 진행한 동래구 '명륜자이'는 3.3㎡당 1300만원의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국 최고 청약경쟁률과 최다 청약자 기록을 연달아 세우기도 했다.
김은진 리서치팀장은 "부산 역시 저금리 영향으로 실수요자의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데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매매가가 크게 상승했다"며 "가파른 상승세에 따른 피로감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시그널로 매수세가 일부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으나 동부산권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값 오름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반대로 울산과 경남은 전 분기에 이어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였다.
울산의 3분기 아파트값은 0.01% 하락했다. 조선업 침체로 주택수요가 감소하면서 동구(-1.04%)가 하락세를 주도했다. 동구를 제외한 남구(0.25%), 울주군(0.19%), 중구(0.06%) 등은 소폭 상승했다.
전반적으로 매매거래가 위축되는 가운데 올해 1~7 월 울산 지역 내 주택 인허가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7.5% 늘어나는 등 공급 부담은 더욱 커졌다.
경남도 3분기 -0.09%의 변동률을 나타냈다. 2분기(-0.12)에 비해 하락폭은 줄었지만 침체는 계속됐다. 경남 가운데서도 지역별 특성에 따라 명암이 엇갈렸다. 조선업 등 중공업이 지역 기반 산업인 거제시(-0.61%)와 창원시(-0.24%)는 약세를 면치 못한 반면, 진주시(0.45%)와 양산시(0.07%)는 신혼부부 등 실수요가 이어지면서 오름세를 보였다.
김 팀장은 "울산과 경남은 지역 산업 불황이 장기화하는데다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주택시장 침체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고 아파트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조세를 나타냈던 분양시장도 정부의 집단대출 규제 여부에 따라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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