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잇단 규제…화장품 업계 '불안'
"유커 통제 영향 아직은 미미"
비공식적·암묵적 규제 지속될 수 있어
2016-10-27 08:00:00 2016-10-27 08:00:00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중국인 관광객(유커) 통제 등 중국 정부의 한국 견제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발표 이후 한·중 관계가 냉각되면서 화장품 통관절차와 위생허가 등이 강화된 가운데 앞으로 또 어떤 보복성 조치가 이어질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이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국가여유국은 현지 여행사에 한국을 향하는 단체관광객 수를 20% 줄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쇼핑을 1일 1회로 제한하는 가이드라인도 전달됐다. 
 
불합리한 초저가 여행의 폐해를 바로잡는다는 명분이지만 실제로는 사드 배치 결정에 반발하는 보복성 조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7월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후 중국은 한국인의 상용 여권 심사를 강화하고 한국산 수입품에 대한 통관을 강화하는 등 압박을 가해왔다. 
 
당장 이번 조치로 화장품 업계는 직접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는 있다. 다만 이같은 규제들이 추가로 발생하거나 강화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090430)LG생활건강(051900)의 전체 매출 대비 면세점 매출 비중은 각각 26%와 17% 수준이다. 화장품 업계 전체로 보면 매출의 25% 정도가 면세 채널에서 발생하는데 이 중 80%를 중국인이 책임지고 있다.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유커 20% 감소에 따른 면세점 판매 영향을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많아야 5%"라며 "작은 비중은 아니지만 크게 영향을 끼칠만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현재 유커 중 단체관광객은 40%, 개별관광객은 60% 정도인데 개별관광객이 증가 추세"라며 "구매력 높은 개별관광객의 증가 추세가 이어지면 면세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중장기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유커 규모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대만의 경우 지난 5월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 정권이 출범하면서 유커 수가 반토막났다. 중국 정부가 구두로 여행 자제를 지도한데다 중국인들의 반대만 정서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노동절에는 30%, 여행 대목으로 꼽히는 국경절 기간에는 50% 넘는 유커 감소세가 나타났다. 
 
정치적 갈등에 맞물려 해외 소비를 내수로 유도하려는 중국 정부의 움직임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중국 공산당은 중속 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내수 활성화를 통한 경제성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외국산 제품의 점유율이 높은 화장품 등의 소비재 시장에서 자국 업체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내국 면세점 설립과 통관 강화, 관세 및 소비세 인하, 수입 화장품 위생 허가 강화 등 최근 추진된 일련의 정책들도 모두 내수 업체와 내수 소비를 살리기 위한 것이었다.  
 
앞으로도 이같은 정치·경제적인 이유로 중국 정부의 비공식적이고 암묵적인 규제 위험이 지속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하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나올 때마다 매출에 대한 우려 보다는 중국 정부가 한국을 이 정도로 (많이) 견제하고 있다는 부분이 꺼림직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난 국경절 연휴 기간 한국을 찾아 면세점에서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사진=뉴시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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