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건설업계, 양호한 성적표 이어질지 '미지수'
주택부문 실적 개선 덕…해외건설시장 축소 여전
2016-10-30 11:00:00 2016-10-30 11:00:00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3분기 실적에서 일제히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해외수주는 연이어 부진했으나, 국내 주택시장에서 실적을 만회하는 모양새다.
 
30일 금융감독원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000720)삼성물산(000830)(건설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2751억원, 15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현대건설은 4.1%, 삼성물산은 29.7% 증가했다.
 
현대건설의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 대비 각각 5.2%, 16.8% 감소한 4조4641억원, 1356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유가 여파로 산유국들의 대규모 공사 발주가 중단 또는 연기되면서 수주액 역시 올해 3분기까지 11조8777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 줄었다. 다만, 미청구공사액은 3분기 기준 3조6098억원으로, 지난해 말(4조2658억원)에 비해 6568억원 감소했다.
 
국내 건설사들이 주택사업으로 먹고 살고 있지만 해외건설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향후 전망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현대건설이 2012년 준공한 사우디 카란 가스 처리시설 공사 현장. 사진/현대건설
 
삼성물산의 매출은 지난 2분기와 비교해 7.6% 감소한 2조977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매출은 1조4530억원으로 전 분기(1조4580억원) 대비 소폭 줄어든 반면, 해외 매출은 전 분기 보다 2400억원 줄어든 1조5240억원을 기록하며 감소폭이 컸다.
 
GS건설(006360)은 매출 2조5747억원, 영업이익 38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3분기 대비 7.6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52.68% 늘었다. 특히 지난해 2만800여가구, 올해 3만가구 이상 공급한 GS건설은 매출 비중이 국내 1조4980억원, 해외 1조770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매출이 해외매출을 앞질렀다. 주택부문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받쳐준 셈이다.
 
대림산업(000210)도 3분기 매출 2조4574억원, 영업이익 1307억원, 당기순이익 109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2.4%와 92%, 50% 늘었다. 이 가운데 건설사업부는 1조9006억원의 매출액과 5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공급한 주택사업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건축사업본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증가한 1조131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대우건설(047040)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6.9% 증가한 2조781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반면, 영업이익은 19% 감소한 979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5.8% 줄어든 309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택과 건축부문이 매출을 주도했지만, 일부 해외 건설현장의 손실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건설사가 올 3분기 국내 주택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데다 일부 해외사업장에서도 손실처리를 마무리하면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예고돼 있어 주택시장이 위축될 수 있고, 저유가와 장기적인 글로벌경기 불황으로 해외건설시장마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협회 집계를 보면 이달 현재까지 해외에서 수주한 금액은 208억142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 감소했다. 수주건수도 449건으로 같은 기간 대비 17% 줄었다. 이중 중동에서 따낸 수주금액은 67억4479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 감소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성산업인 건설산업은 신규 수주가 감소하면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바로 영업이익 축소로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까지는 주택사업의 수익률 개선으로 대부분의 건설사가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향후 전망은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유가하락이 계속되면서 중동 국가들이 발주 계획을 미루거나 취소하고 있다"며 "국내 주택경기 회복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 내년에도 이 같은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지는 지켜봐야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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