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리포트)이소형 비투링크 대표 "한국 뷰티브랜드, 해외로 가교 역할"
"150개 브랜드·5000여개 상품 40개 채널에 공급 중"
2016-11-04 08:00:00 2016-11-04 08:00:00
[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기존의 중국 유통은 보따리상 위주의 시장으로 상품이 팔리고 나면, 어디에서 얼마에 판매가 되는지 파악할 방법이 전혀 없었다. 브랜드의 가치를 지키는 것은 오래가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이나 실제 화장품이 보따리상에게 넘어간 이후의 유통 경로를 파악하기 쉽지 않았다. 이러한 유통 방식은 단기적으로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으나, 브랜드 가치를 태워서 매출을 내는 화전과도 같기 때문에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많은 한국 브랜드들이 1~2년 정도 잘 나가다가 매출이 갑자기 떨어지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이 같은 현상을 극복하고자 유통에 IT를 결합한 비투링크는 현재 150개 브랜드, 5000여 개 상품을 40개 채널에 공급하고 있다. 이는 한 두 개의 브랜드를 여러 채널에 납품하거나, 하나의 채널에 여러 브랜드를 납품하는 기존의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러한 방식의 운영이 가능한 이유는 5000개 상품을 40개 유통 채널에 공급하는 복잡성을 IT시스템을 통해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통에 IT를 결합함으로써 단기적으로는 효율성을 강화하고 속도를 높일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었다.
 
비투링크는 해외 유통 채널과 한국 브랜드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웨이샹 같은 점조직, 미디어 커머스 채널, 역직구 채널, 오프라인 채널을 모두 파트너로 보유하고 있어 브랜드에 따른 맞춤형 유통 전략 수행이 가능하다. 올 하반기 동남아를 시작으로 미국 사업도 발매할 예정이다.
 
<뉴스토마토>는 빅데이터를 잘 활용해 유통시장의 또 다른 혁신을 만들겠다는 이소형 대표를 만나 글로벌시장 진출에 대한 포부를 들어봤다.
 
 
이소형 비투링크 대표. 사진/비투링크
 
-대표님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비투링크 이소형 대표입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전략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 앤 컴퍼니에서 4년 동안 컨설턴트로 근무했습니다. 당시 중국, 미국, 동남아, 아프리카 등 다양한 나라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한국 소비재 산업의 경쟁력을 확인하였고 관련된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창업 초기 힘들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창업 초기 비투링크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던 채널에서 비투링크에게 무리한 요구를 했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에 거래를 종료할 것이라고 압박을 받은 적 있습니다. 유통 채널에서 과도하게 판매가격 등에 대해 낮출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화장품은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세일을 하지 않는 정책을 가져가는 것도 그런 이유고요. 해당 채널은 때때로 판매가를 도매가에 근접할 정도로 할인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브랜드 가치를 지키며 유통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사명으로 생각하는 비투링크는 해당 행위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반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채널에게 절대적으로 충성하는 몇몇 벤더들과 달리 비투링크는 채널에게 편안한 파트너만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러한 태도를 유지할 경우 비투링크와의 거래를 해지할 수 밖에 없다고 하였습니다반대로 해당 채널은 가격 이슈와 독점 문제가 업계에서 회자되면서 지속적으로 시장 지위를 잃어가고 있으며 많은 브랜드가 해당 채널과의 거래를 꺼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를 보면서 장기적인 시야와 확고한 비전 및 미션을 갖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통이 될 정도로 현지 트렌드 파악이 빠르다고 소문났는데 비결은.
 
중국이라는 사회는 모르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중요한 사업을 시작하기 매우 어려운 문화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중국 유통 채널에 접근하기 위해 전략적인 방법을 취했습니다.
이소형 대표는 창업 초기에 맥킨지 중국 오피스에 있는 400명의 컨설턴트들에게 단체 이메일을 보내, 비투링크가 거래를 진행하고 싶은 40여개의 채널의 C-레벨을 소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요청한 40여개의 채널 중 30개 이상의 채널의 C-레벨을 소개받을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기존 거래가 없던 상황에서도 창업 초기 빠른 확장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채널 영업 이외에 전략 수립 및 실행 등에는 흔히 말하는 중국통이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젊고 똑똑한 사람이 상식에 기반해 전략을 수립하는 경우, 초기 확장 속도는 느릴 수 있으나, 선입견에 사로잡히지 않은 신선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초보이기 때문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들을 더 잘 기획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회사의 창립 멤버들과는 어떤 비전을 가지고 모이게 됐는지.
 
기본적으로 위에 설명한 3명이 사업의 초기 멤버입니다. 우리는 기존의 다소 후진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던 중국 화장품 유통시장을 선진화시키는 비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마존이 파괴적 혁신을 통해 월마트 등 기존 업체의 시장을 가져오고, 우버가 택시 업계의 빈곳을 포착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처럼 비투링크도 혁신적인 사업모델과 기술을 통해 한국 화장품의 유통 방식을 한 단계 진화시키고자 합니다.
한국의 소비재를 중국 및 아시아가 아닌 세계 시장에 알리고자 합니다. 한국은 매우 까다롭고 세련된 최고 수준의 소비자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국가의 소비재 산업의 경쟁력은 기본적으로 소비자의 수준에서 온다고 생각하며 소비자라는 것은 세대가 바뀌기 전까지 빠르게 바뀌지 않은 부분이기 때문에 한국의 소비재는 IT 기술보다는 더 오랫동안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투링크는 한국의 소비재 브랜드들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중국이 아닌 북미, 유럽, 중동, 아프리카까지 확장하고 싶습니다.
 
비투링크가 유통 중인 중국·동남아 채널. 사진/비투링크 웹페이지
 
"150여개 이상 국내 브랜드 제휴…중국·동남아 40개 채널과 제휴"
 
-비투링크가 운영하는 유통채널 현황은.
 
비투링크는 한국의 뷰티 브랜드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해외에 진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IT기반의 유통회사 입니다. 현재 저희는 150개 이상의 한국 소비재 브랜드와 제휴를 맺고 있으며, 중국 및 동남아 40개 이상의 채널과 함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 온라인의 경우 Tmall, JD, VIP, 샤오홍슈, YHD, 카올라 등 주요 채널 대부분과 거래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떠오르고 있는 왕홍 관련된 커머스 채널과도 거래를 시작하였습니다. 특히, 루한, 티쑤 등 왕홍 채널의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마케팅적인 시너지도 커서 향후 비중을 늘리려고 합니다.
또 오프라인 채널의 경우, 작년 11, 중국 최대 헬스, 뷰티 전문 스토어인 왓슨스(Watsons)’ 오프라인 매장에 3년간 약 1800억 규모의 한국 화장품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매닝스, 뱅가드, 세포라 등 다양한 채널과 거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휴 브랜드의 경우, LG생활건강, 메디힐, 리더스 코스메틱 등 유명 기업과 최근에 떠오르고 있는 파파레시피, 클레어스, 문샷 등 국내 중소브랜드 화장품 업체 다수를 포함한 150여 개 업체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투자현황은 어떻게 되는지.
 
한국 및 중국 벤처캐피탈로부터 103억원을 투자받았습니다. 국내 DSC인베스트먼트, KTB네트워크, IBK. SK증권, 중국 디티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았습니다. 특히 비투링크 투자를 담당한 디티캐피털 브라이언 양(Brian Yang) 디렉터와는 파트너로써 아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비투링크는 중국 4대 왕홍 기업 루한30억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내년 2월까지 투자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200억원 규모의 추가 펀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휴사들의 반응은 어떤지.
 
제휴 브랜드사는, 화장품 유통 시장이 도매 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브랜드에게 유통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브랜드의 입장에서 서서 브랜드 가치를 보호해줄 수 있는 회사가 매우 드물었습니다. 비투링크는 투명하고 신뢰감 있는 운영을 통해 빠른 속도로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분야를 화장품 외에 다른 것으로 늘려갈 생각이 있는지.
 
처음부터 뷰티 상품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한국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상품은 패션뷰티상품입니다. 때문에 비투링크는 초기 패션과 뷰티상품을 동시에 다뤘으나, 실제 사업을 진행하면서 패션에 비해 뷰티상품이 중국 현지 소비자들에게 더욱 좋은 반응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고 뷰티 카테고리하나에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재로서는 비투링크의 90% 이상의 제휴브랜드가 뷰티에 집중되어 있지만, 그 외 소비재 카테고리로의 확장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있습니다.
한국 소비재 상품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한국 상품만의 트렌디함중국 상품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인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이 두 가지의 교집합인 화장품이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생각하며, 한국 패션 상품의 경우 트렌디함으로, 한국 건강용품 및 유아용품은 안전성 때문에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최종 비전은.
 
한국의 뷰티 상품은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 각국에서 그 지위를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유럽 등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화장품 선진국에서도 해당되는 말입니다. 비투링크는 중국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하였지만, 중국을 넘어 미국, 유럽 등 전세계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최근 비투링크는 동남아시아에 진출하였으며, 현재의 엑셀러레이터와 함께 미국 오피스의 설립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비투링크의 강력한 한국 내 브랜드 네크워크와 중국에서 쌓은 유통 경험, 그리고 전세계 오피스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IT 시스템이 결합될 경우 비투링크의 세계화는 매우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IT를 통해 글로벌 뷰티 유통을 선도하는 젊은 기업으로서 비투링크가 한국의 뷰티 브랜드를 전세계에 소개하고, 띄울 수 있는 힘을 가진 회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서울 강남 비투링크 본사에서 임직원이 참여하는 타운홀 미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비투링크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