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한국은 'e스포츠의 메카'…대중문화로의 성장 도모하죠"
권정현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커뮤니케이션본부 상무 인터뷰
2016-11-08 08:00:00 2016-11-08 08:00:00
[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국내 PC온라인게임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는 그 게임의 유명세에 비례하게 e스포츠 리그가 국내를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활성화돼 있다. 한국과 미국, 유럽, 중국 등 진출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e스포츠 대회를 기획하고, 투자해 오고 있다. LoL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라이엇게임즈는 국내외에서 e스포츠가 대중문화로서 또 새로운 스포츠로서 인정받기 위해 생태계를 구성해 나가고 있다. LoL의 e스포츠 대회를 이끌고 있는 권정현 라이엇게임즈 e스포츠 커뮤니케이션본부 총괄(상무)을 만나봤다.  
 
권정현 라이엇 게임즈 e스포츠 커뮤니케이션 총괄(상무). 사진/라이엇 게임즈
 
-현재 라이엇 게임즈 e스포츠 본부가 가장 역점을 두고 하는 일은.
 
▲크게 보면 'e스포츠 생태계'를 탄탄히 하는 것과 '프로가 되는 경로'를 구축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e스포츠 생태계는 자신의 의지와 실력에 적합한 e스포츠 경기에 누구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을 의미하고, 프로가 되는 경로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프로가 될 수 있는 각 급의 대회를 말합니다. 우선 e스포츠 생태계 구축은 e스포츠를 관람하는 여러 소비자군을 대상으로 각자 적절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가령 대학생, 여성,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아마추어 대회가 연중 내내 진행되고 있으며, 동네고수를 가리는 성격의 PC방 토너먼트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특히 2012년부터 시작한 PC방 토너먼트의 경우, 많은 관심에 힘입어 전국 8개 지역에서 16개 지역으로 확대돼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7월 기준 2732개 매장에서 약 11만명이 참가(신청자 약 27만명)했습니다.
 
프로가 되는 경로는 실력을 갖춘 유망주들에게 어떻게 하면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는지 명확히 알려주고, 동시에 뛰어난 실력을 갖춘 선수들에게 지속적으로 기회를 제공하는 부분에 대한 것입니다. '클럽 시리즈'는 프로를 꿈꾸는 아마추어를 위한 대회이고 이는 공식 세미 프로 리그인 '롤 챌린저스 코리아'와 연계돼 있습니다. 총상금 6000만원 규모의 롤 챌린저스 코리아는 프로 스포츠의 2부 리그와 비슷한 리그로 상위권에 포진한 팀은 프로 리그인 ‘롤 챔피언스 코리아’의 하위팀과 승강전을 치러 프로 리그 진출을 도전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최고 실력을 갖춘 팀들이 모인 롤 챔피언스 코리아는 총 상금 3억원 규모의 프로 대회로 삼성, 진에어, SK텔레콤, KT 등 여러 기업들이 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클럽 시리즈에 진출했던 팀들 중 일부는 세미 프로 리그로 승급해 프로 무대를 향한 꿈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라이엇게임즈가 최근 새로운 상생안을 발표했는데.

▲지난 9월23일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의 현재와 미래’라는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글로벌 차원의 지속 가능한 e스포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라이엇 게임즈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계획이 담겨 있습니다. 본사가 생각하기에는 이런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팬덤’, ‘경제성’, ‘안정성’ 등 서로 상호보완 관계에 있는 3가지 단계가 필요합니다. 팬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 선수, 리그라는 교집합으로 묶여있는 커뮤니티를, 경제성은 e스포츠 산업에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신규 매출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매출원에는 전통 스포츠에서 볼 수 있는 미디어·스폰서십과 머천다이즈 등이 있고 게임 내 콘텐츠 판매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안정성은 생태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e스포츠협회, 방송사, 종목사, 팀 등등 e스포츠 산업 관계자들과 장기적이고 발전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와 더불어 당장 팀들이 느끼고 있는 경제적인 부담을 완화하고, e스포츠 산업 발전 가능성을 도모하기 위해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2016 롤드컵 결승전이 열린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 사진/라이엇 게임즈
 
-국내외에서 라이엇게임즈가 e스포츠 산업에 기여한 바는.

▲파트너사와 프로팀, 선수, 팬들과 함께 e스포츠를 키워감에 있어 종목사로서 최선을 다해 그 성장과 발전을 만들어 가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하고 있습니다. 게임사가 종목사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거듭 고민하며 매일 도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롤은 현재 전세계에서 25개 언어로 서비스가 되고 있는 글로벌 게임 콘텐츠입니다. 그리고 라이엇 게임즈가 게임의 개발과정부터 e스포츠를 키워오며 현재 전세계 13개 지역에서 정규 리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중 한국, 북미, 유럽, 중국, 동남아시아(대만·홍콩·마카오) 등 5대 정규 리그의 경우 프로와 세미 프로 사이의 승강전도 같이 진행됩니다.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나 롤드컵, 올스타전과 같이 국제 대회도 적절한 시기에 치러집니다.
 
또 축구의 규정이 국가마다 다르지 않고 전세계적으로 같은 것처럼 롤 e스포츠도 각 지역별로 거의 차이가 없는 규정을 적용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이렇게 큰 규모의 틀을 마련해 성공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성과로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시장마다 그 각각의 환경이 다르겠지만 라이엇게임즈는 한국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선수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조치를 도입하는 등의 부분에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프로 대회 출전 로스터에 등록돼 있는 5명의 선수에게 최저연봉 2000만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최소 계약기간도 1년으로 규정해 안정성을 상대적으로 높였습니다. 게임 내에서 판매된 팀 아이콘 수익 중 일부를 해당 팀에 지급해 오고 있기도 합니다. 이 같은 방안을 도입하게 된 이유는 산업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에는 초기에 주체들로부터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국내외 e스포츠 산업의 위치는 어떻다고 보는지.

▲아직까지 모두가 함께 즐기는 대중문화 또는 새로운 스포츠라고 단언하기는 어렵겠지만, 분명히 더 많은 분들이 정말 즐겁게 문화로서 e스포츠를 좋아하고 즐기고 계십니다. 롤챔스가 첫 포문을 연 후 이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e스포츠 유료관람 등의 부분도 e스포츠가 문화 콘텐츠로서 더 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반증이라 볼 수 있습니다. 또 과거 게임을 즐기던 이들이 이제는 부모가 되어 아이와 함께 e스포츠 현장, 결승전 등을 찾는 모습도 거듭 눈에 띄곤 합니다. 남성의 전유물, 또는 마니아들의 문화를 벗어나 이제는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e스포츠에 관심을 가져주고 계시며 여성 팬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물론 아직은 과도기, 또는 성장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꾸준히 최고 수준의 e스포츠 대회를 기획, 진행하고 프로팀을 비롯해 많은 선수들의 안정적인 활동을 뒷받침한다면 점차 대중문화이자 또 하나의 스포츠로서 e스포츠가 성장하리라 생각합니다.
 
-글로벌과 비교해 국내 e스포츠 산업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해외에서도 e스포츠 산업이 굉장히 각광받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문 매체인 ESPN은 e스포츠 섹션을 새로 편성했으며 ‘ESPN 더 매거진’은 아예 e스포츠 특별호를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뉴욕타임스, BBC 등을 비롯한 대다수의 외신들이 롤 e스포츠, 롤월드챔피언십 등을 뉴스로 다룬 바 있기도 합니다. 국내는 프로팀 등 선수들을 지원하고 팀을 운영하는 면면에 있어 글로벌 국가보다 앞서 있습니다. 한국은 ‘e스포츠의 메카’라고 불릴 정도입니다. 단적으로 OGN과 스포티비 게임즈처럼 게임과 e스포츠 전문 TV채널이 있는 지역이 한국 외에는 없으며 한국e스포츠협회처럼 팀과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대변하는 단체도 거의 없습니다. 각종 편의 시설이나 무대 같이 자본만 있으면 쉽게 따라올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해외도 많은 발전을 이룬 것이 사실이지만, 노하우와 경험처럼 무형의 자산에 있어서는 아직 한국이 가장 앞서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해외 곳곳에서 명문 스포츠 구단 등의 e스포츠 후원과 운영에 대한 소식이 끊이지 않으며 관심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긴 합니다.
 
-수익성보단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데.
 
▲e스포츠의 바탕을 만들고 키워가기 위해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고 판단했기에 최저 연봉제나 방송제작비 등을 지원해왔습니다. 전체적으로 이런 기조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e스포츠의 스포츠화를 추구하는 입장에서 당장 눈 앞의 이득보다는 지속가능한 성장 사이클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팀들의 경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수익 창출이 매우 중요한 과제인 것이 사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의 현재와 미래’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다양한 방안을 통해 팀들의 수익성을 보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팀을 넘어 LoL e스포츠 자체의 수익성도 중요합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말은 다시 말해 특정 주체의 투자에 의존하지 않고 자생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산업 자체가 수익을 발생시키고 이를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안착돼야 합니다. 이 같은 부분이 바로 상생안에서 발표한 ‘경제성’ 부분입니다. 미디어·스폰서십, 머천다이즈, 게임 내 콘텐츠 판매 등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템 개발과 수익 분배의 증대를 위해 팀들과 협력해 나갈 예정입니다.
 
2016 롤드컵 결승전이 열린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 사진/라이엇게임즈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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