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외화예산 기준환율 '고민되네'
국회, 기준환율 수정 '압박'
2009-12-08 11:46:25 2009-12-08 19:59:41
[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타면서 외화예산의 기준환율 수정을 놓고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예산안 제출 당시 적용한 외화예산의 기준환율은 달러당 1230원. 8일 오전 11시35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54.80원. 
 
정부 예산안 제출시점과 비교할 때 75원 정도 차이가 난다.
 
여기에 달러 약세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격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달러당 1230원을 기준환율로 적용해 짠 내년 외화예산은 외국환평형기금을 제외하고
모두 42억8520만달러. 원화로는 5조2707억9400만원 규모다.
 
실제로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기준환율 수정에 대한 압력이 적지 않다. 환율 격차가 크고 기준환율을 수정하면 예산을 더 절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최근 전문위원 검토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기준환율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예결위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환율을 국내 민간연구소의 평균 전망치인 1141원으로 조
정하면 3720억원, 해외 주요기관의 평균 전망치인 1083원으로 조정하면 6145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기준환율을 수정하는데 따른 문제점이 적지 않다는데 정부의 고민이 있다.
 
정부는 통상 예산편성 전 3~6개월 환율의 평균치를 적용해 차년도 예산의 기준환율로
적용한다.
 
환율 변동폭이 컸던 지난해 12월 수정예산 제출 때와 올해 4월 추가경정예산 제출 때
는 제출 전 6개월의 평균치를 적용했지만 내년 예산안에서는 환율 하락세를 반영해 지
난 7월25일부터 9월25일 사이 2개월간의 평균치를 적용했다.
 
적합한 기준환율을 적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의미다. 게다가 기준환율을 변경할 경
우에는 환율 전망을 내놓지 않는 정부가 시장에 환율전망치를 내놓는 듯한 오해를 시
장에 줄 수 있다.
 
또 기준환율 수정에 따른 세출과 세입 예산을 모조리 수정해야 한다. 정부 입장에서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준환율을 수정한 전례가 없고 정부 입장에서는 원안대로
갔으면 싶다"며 "그러나 실제 환율과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국회 심의과정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조정해야 한다면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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