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국내 제약사들이 올해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활발히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약업계에 R&D 역량이 향상되면서 전통적으로 글로벌 제약사가 임상시험 시장을 주도한 과거와 달리 국내사들이 선전하고 있다. 올해에는
대웅제약(069620)과
종근당(185750)이 상위권에 올랐다.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1월~12월25일) 승인된 임상시험은 613건으로 전년 동기(660건) 대비 소폭 감소했다. 임상 단계별로는 3상이 158건으로 집계됐다. 이어 1상이 157건, 연구자 임상(외부 의뢰 없는 임상)이 126건, 2상이 74건, 2b상 26건, 1·2상(1·2상 동시 진행)이 11건 등의 순이었다.
1상은 동물시험(전임상)에서 얻은 의약품 후보물질의 독성, 약효작용 등의 데이터를 인체에 투입해 약효작용, 부작용 등을 탐색하는 시험이다. 본격적으로 신약 상용화에 착수했다는 의미다. 2상은 약효 확인과 용량 및 용법을 결정하기 위한 시험이다. 3상은 약물의 안전성과 부작용을 검증하기 위해 수백~수천명에게 시행되는 대규모 임상이다. 보통 국내서 1상과 2상은 각 1년 정도, 3상은 1~2년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임상시험은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신약 후보물질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가 국내 임상시험 건수 상위권을 석권했다. 복제약 중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국내사는 생동시험(복제약 개발을 위한 임상) 중심이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부터 국내사들이 신약개발과 해외진출을 화두로 내세우면서 임상시험을 활발히 진행했다. 신약후보물질이 1상을 승인받고 실패 없이 임상을 진행하면 5년 안에는 최종 허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업체별로는 임상대행업체 퀸타일즈트랜스내셔널코리아가 40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17건을 기록한 서울대학교병원이 2위로 뒤를 이었다. 국내사 중에선 3위에 오른 대웅제약이 16건으로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개량신약과 복합제 개발을 위해 주로 초기 임상시험인 1상을 승인받았다. 9위에 오른 종근당은 고형암, 림프종, 고지혈증 등 합성신약 개발에 대한 임상시험을 활발히 실시했다. 2015년에는 종근당(2위),
한미약품(128940)(5위)이 임상시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선 신약후보물질 기근과 연구개발 비용이 감소로 글로벌 제약사의 임상시험 건수가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사는 초기 단계의 다양한 신약후보물질을 검증하고 단기 먹거리를 위한 개량신약 개발을 위해 임상시험에 적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사의 신약 R&D가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오면서 임상시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혁신신약 위주인 글로벌 제약사와 달리 국내사는 개량신약이 임상시험에 다수를 차지해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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