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엔터주, 중국 의존도 줄여야
2017-01-05 06:00:00 2017-01-09 17:09:31
최근 몇 년간 한류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 2014년 인기그룹 엑소의 중국인 멤버 크리스와 루한은 소속사 에스엠(041510)을 상대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두 사람은 중국 현지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고 현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두 사람의 유출은 중국의 우리 문화 콘텐츠 빼가기에 대한 신호탄이었다. 지난 2015년에는 김영희 MBC PD가 사표를 제출하고 중국 진출을 선언했다. 당시 국내를 대표하는 스타 PD의 노하우를 중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고스란히 뺏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거대 자본을 앞세운 중국의 국내 엔터업계 공습은 지난해에도 계속됐다. 지난해 10월 종합 엔터테인먼트사 판타지오(032800)는 사보이이앤엠㈜ 등 최대주주의 보유지분 27.56%를 중국 글로벌투자집단인 JC그룹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판타지오의 최대주주는 JC그룹으로 변경되었으며, 향후 판타지오는 JC그룹 및 자회사인 화윤영화사와 손잡고 국내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물론 한중 공동 작품 발굴 및 중국 영화와 드라마 제작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에프엔씨애드컬쳐(063440)는 중국 포털사이트 소후닷컴과 웹드라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에프엔씨애드컬쳐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17.16% 수준인 약 28억원이며, 에프엔씨애드컬쳐의 제작 1호 드라마인 '마이 온리 러브 송'은 100% 사전 제작을 거쳐 오는 2월 소후닷컴을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에프엔씨애드컬쳐는 지난해 6월 에프엔씨엔터(173940)가 드라마, 예능 등 방송 콘텐츠 제작의 본격화를 위해 인수한 자회사다.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중국 현지 기업의 국내 엔터업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비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 자본이 산업에 들어온다는 것은 그 산업이 유망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며, 중국 측이 한국 엔터사들과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판로를 개척해 나가는 것은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정상적 판단이라는 주장이다.
 
문제는 국내 엔터업계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사드 국내 배치와 한한령 등의 이슈로 인해 국내 엔터주가 급락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해 7월 한국 내 사드 배치가 공식 발표된 이후 중국은 10월부터 중국 수입화장품 소비세 인하, 중국 저가 여행상품 규제안, 한국 콘텐츠 및 방송 규제 지침 등을 발표하며 직간접적인 보복 조치에 나섰으며, 이 여파로 에스엠은 약 39%,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는 약 34% 하락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우리 기업의 주가가 중국 관련 이슈로 인해 이 정도로 휘청이는 것이 정상적인 일은 아니라는 것이 증권가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더군다나 엔터계에서는 중국이 현재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자신들의 힘으로 우리와 같은 수준 높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며, 머지 않아 우리의 핵심 인력과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된 중국의 문화 콘텐츠가 국내에 역수출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세계에서 한류 열풍이 일고, 우리 배우, 가수들이 해외팬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엔터업계가 질 높은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냈기 때문이었다. 이와 같은 높은 수준의 제작, 기획 능력을 가진 국내 엔터업계가 중국의 거대 자본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면 한류의 미래도 없다. 엔터업계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김나볏 코스닥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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