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성장세 둔화 전망…불확실성 큰 태양광 업계
중·미 수요감소 영향…트럼프 에너지 정책도 '변수'
2017-01-11 06:00:00 2017-01-11 06:00:00
지난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태양광업계가 올해 글로벌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전년 대비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태양광발전의 핵심소재 폴리실리콘 가격이 최근 손익분기점을 다시 넘기긴 했지만, 올해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태양광 발전 신규설치 수요는 60GW(기가와트)로 지난해(73GW)보다 17.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 산업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과 미국의 수요 전망이 하향 조정된 데 따른 것이다. 이 두 국가는 태양광 설치 수요가 전 세계 시장의 50%에 달할 정도로 업계의 '큰 손'이다.
 
특히 태양광 대국인 중국이 최근 2020년 태양광 발전설비 목표량을 기존 150GW에서 110GW로 하향 조정하면서, 올해 설치 수요는 지난해(약 26.5GW 전망)에서 대폭 줄어든 10GW 수준으로 조정됐다.
 
아울러 중국 상무부가 지난달 한국산 수입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재조사를 착수한다고 밝힌것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한국산 폴리실리콘은 2014년부터 중국의 수입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보복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불안요소 중 하나다.
 
미국의 경우 오는 20일 취임을 앞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에너지 정책이 가장 큰 변수다. 투자세액공제제도(ITC)가 2021년까지 연장되면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신재생에너지에 부정적인 트럼프가 의회에서 관련 법안을 수정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런 우려 때문인지 나스닥에 상장된 한화큐셀의 주가는 수개월 째 내리막길이다. 지난해 7월11일 주당 14.76달러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 8.03달러로 하락, 6개월만에 거의 반토막이 났다.
 
올해 폴리실리콘 총 수요는 33만톤으로 지난해 대비 5만톤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주 폴리실리콘 가격은 킬로그램(kg)당 15.37달러를 기록, 트럼프 당선 이후 4주 동안 가격 변화가 없다가 최근 소폭 상승하며 손익분기점(15달러)을 넘겼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폴리실리콘 가격 전망은 kg당 20달러에서 16달러로 낮아지며 OCI의 영업이익이 기존 전망보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3위 폴리실리콘 업체 OCI(010060)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1달러 하락하면 영업이익이 600억원 가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일본 도쿠야마사의 폴리실리콘 제조자회사인 '도쿠야마 말레이시아' 인수에 성공할 경우 생산원가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한화케미칼(009830)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석유화학 부문은 선방하지만, 태양광에서 적자 전환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큐셀이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고 있는 인도 최대 식품 착색제업체 로하다이켐(Roha Dyechem)의 태양광 발전소 전경. 사진/한화큐셀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