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설 연휴를 앞두고 혹한의 추위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전세입자들의 겨울나기가 더 힘겨워지고 있다. 소폭이지만 전셋값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보증금 부담은 여전하다.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전셋값 하락 효과도 아직은 크지 않다.
여기에 방학 이사철을 맞아 이사비용마저 치솟고 있다. 금리인상 예고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올해 1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01% 올랐다. 작년에 비해 상승폭은 크게 줄었지만 여전히 전셋값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15년 5월 둘째 주(0.02%) 이후 무려 141주 연속 상승장세다.
소폭이지만 오름세가 지속되면서 세입자들의 보증금 마련에도 비상이 걸렸다. 작년 말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2억554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세 재계약 주기인 2년 전(1억7346만원)과 비교하면 올해 초 전세계약이 만기된 세입자의 경우 3000만원 넘게 보증금을 올려줘야 한다.
전세가격이 비싼 수도권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인천은 1억3971에서 1억7711만원으로 3740만원, 경기는 1억8424만원에서 2억2673만원으로 4250만원이 각각 올랐다. 특히, 서울은 같은 기간 3억940만원에서 3억7962만원으로 7000만원이 넘게 뛰었다.
서울 광진구 광장동 광장현대3단지 전용면적 84.97㎡의 경우 지난 2014년 말 4억3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최근 5억3000만원으로 1억원이나 올랐다. 또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분당파크뷰 전용 84㎡는 같은 기간 5억8000만원에서 7억원으로 무려 1억2000만원이 뛰었다.
광진구 광장동 현대홈타운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 이주수요까지 몰리면서 전세가격이 그동안 많이 올랐다"며 "아직도 전세 물건보다 찾는 수요가 더 많은데다, 개학을 앞두고 설 이후 이사가 더 몰리면 전셋값은 더 오를 수 있다"고 전했다.
소폭이지만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는데다, 봄 개학을 앞둔 이사수요가 몰리며 비용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셋값 지속 상승은 물론, 이사수요가 늘면서 턱없이 높아진 이사비용도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경기 구리시 전용 69.5㎡에 거주하는 강병준(38·남)씨는 오는 2월 중순 이사를 앞두고 이사 견적을 받았다. 그는 "같은 동네로 이사를 하는데도 이사비용 150만원을 들여야 한다. 새로 옮기는 곳이 25층이어서 사다리차 비용만 35만원이 넘게 든다"며 "그나마 2월에 이사가 많이 잡혀 3~4군데 연락을 한 이후 일정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M 이사 업체 관계자는 "3월 개학을 앞두고 2월에 이사가 많이 몰린다. 평소보다 요일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평소보다 20만~30만원 정도 가격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며 "이사가 가장 많이 몰리는 토요일이나 월요일 등을 피하고, 여러 이사 업체에 의뢰해 견적을 받아보는 것이 그나마 비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올해 인상이 예상되는 금리도 서민들에겐 부담이다. 보유자금이 부족해 전세대출 의존도가 높은 세입자들일수록 향후 대출금리 인상에 따른 이지비용 부담도 더 커질 전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작년보다 많은 물량이 올해 입주 예정이지만 아직은 서울과 인근 전세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2월 이후에나 물량 증가에 따른 전세가격 부담 감소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작년 말이나 다음 달 이사 예정인 세입자들이 가장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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