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대선 테마주,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에 충실해야
2017-02-09 08:00:00 2017-02-09 08:00:00
100만원을 투자해서 30만원의 수익. 1000만원이면 300만원. 1억이라면 3000만원. 주식시장에서 하루만에 이룰 수 있는 최대 수익이다. 최근 저금리 장기화로 은행이자가 1%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주식투자로 하루 최대 30%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에게 굉장히 큰 메리트다.
 
특히 테마주의 경우는 흐름을 타는 경우 급등하는 케이스가 많다. 이렇다보니 투자자들이 무턱대고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대선관련 테마주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9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박근혜 대통령까지 탄핵되면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로 인해 관련 테마주들도 일찌감치 모습을 드러냈다.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 관련 테마주인 지엔코는 지난해 9월8일과 9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만약 9월7일 종가인 3395원에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라면 2일 만에 68.77%라는 어마어마한 수익을 얻은 것이다. 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테마주인 고려산업의 주가는 지난해 9월6일 1975원에서 이달 7일 6770원으로 올랐다. 이 기간 동안 주가 상승률은 242.78%에 달한다.
 
이처럼 테마주는 짧은 기간에 엄청난 수익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투자자들에게는 유혹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그 끝은 아름답지 않은 경우가 많다. 18대 대통령선거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와 같은 과거로 돌아갈 필요도 없다. 최근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가 대표적이다.
 
앞서 말했던 지엔코는 지난해 12월16일 장 중 9550원을 찍으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부진하면서 주가는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특히 지난 1일 반 전 총장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다음날인 2일에는 장이 시작되자 마자 하한가로 직행했다. 그 다음날에도 하한가였다.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지엔코의 주가는 2295원이다. 지난해 9월 급등하기 전으로 돌아갔다. 급등부터 급락까지 6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9~11월 거래된 정치 테마주 16개를 분석했다. 분석결과는 10명 중 7명이 손실로 나타났다. 이들의 계좌당 평균 투자손실은 191만원이다. 테마주의 환상보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지표다. 최근 금융당국은 정치 테마주 근절에 나선다고 밝혔다. 오는 7월까지 특별조사반을 가동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혐의 종목에 대한 즉각적이고 체계적인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정치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관련 테마주들이 극성, 투자한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매번 발생하기 때문에 나선 조치일 것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이같은 움직임보다 투자자들이 고민해야 될 부분이 있다. ‘남들이 좋다는데’, ‘이 종목이 어떤 정치인과 연관이 있다던데’와 같은 뜬 소문에 기대서는 주식시장에서 성공하기 힘들다. 주식투자는 본인이 선택하고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로 인한 손실도 자기가 감내해야 되는 부분 중 하나다. 남들의 수익에 부러워하기보다는 자신의 원칙과 신념으로 하는 투자가 필요한 시기다.
 
유현석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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