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국정농단’세력 비호와 인사전횡 의혹을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피의자 신분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우 전 수석은 18일 오전 9시50분쯤 서울 대치동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그는 비선실세 최순실씨를 알지 못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네. 모릅니다”라고 말했다. 문체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런 모든 것에 대해 오늘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른바 의경 아들의 ‘꽃보직’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청탁한적 없다. 그동안 충분히 밝혔다”라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출석에서 다른 피의자들과 달리 뻣뻣한 모습이었다. 취재진의 질문에도 짤막하고 무덤덤하게 답했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1월 검찰 수사를 받을 당시 팔짱을 끼고 미소 짓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황제 조사' 논란이 빚어졌다.
특검팀은 우 전 수석에 대한 별도의 조사사항이 특검법에 명시돼있고, 이번 국정농단 사건의 또 다른 핵심인물인 만큼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우 전 수석은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특검팀은 지난달 30일 문체부 관계자 3명~4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또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국가 기밀문서를 전달받는 등 국정에 개입하도록 방조하는 등 감찰·예방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직무유기 혐의도 받고 있다.
의경으로 복무했던 아들이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서 이른바 '꽃보직'으로 알려진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운전병에 배치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2일 우 전 수석의 아들을 선발했던 백승석 경위를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배 경위는 지난해 10월4일 국정감사에서 "코너링을 굉장히 잘해 선발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앞서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1월6일 횡령·직권남용 등 혐의에 대한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의 조사를 받았다. 우 전 수석은 가족이 100% 지분을 보유한 정강의 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검팀은 4일 우 전 수석이 정강 명의로 미술품을 구매하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전해진 우찬규 학고재 대표를 조사했다.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를 받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로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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