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우리나라가 5세대(5G) 통신 주도권 경쟁에 나선 가운데,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G 통신기술과 장비 개발의 경우 이동통신사와 장비업체들이 잰걸음에 나섰지만, 콘텐츠는 양과 질 측면에서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다.
5G에서 소비될 콘텐츠로는 자율주행차·가상현실(VR)·증강현실(AR)·초고화질(UHD) 방송 등이 꼽힌다. 이들은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들에 비해 월등히 많은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아야 한다. 기존의 LTE망으로는 안정적인 서비스가 어렵다. 고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한데, 이 역할을 5G가 맡는다.
SK텔레콤과 BMW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5G 커넥티드카 'T5'. T5는 오는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MWC에서 전시된다. 사진/뉴시스
우리나라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선도국의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콘텐츠의 양이나 품질 면에서 완전하지 못하다. VR은 중저가 기기가 보급 중이고 체험할 수 있는 VR방도 늘고 있지만 콘텐츠가 일부 게임과 스포츠, 풍경 관람 등에 그치고 있다. 낮은 화질도 개선점으로 꼽힌다. 풀HD와 UHD 등 고화질 영상에 익숙한 소비자들은 VR에 대해 "화질이 좋지 않고 즐길 거리가 많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AR은 '포켓몬고' 등 게임과 위치기반 서비스 외에는 콘텐츠가 딱히 없다. 자율주행차도 안전성 측면에서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이상운 남서울대 멀티미디어학과 교수는 20일 "양질의 5G 관련 콘텐츠와 서비스가 많이 나와야 소비자들이 기존 LTE와의 차별성에 대해 확실히 알게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차나 의료, 문화 등의 영역에서 5G 콘텐츠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이통사·제조사·벤처기업이 함께 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속히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 등 이통사들은 5G 상용화 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 5G 서비스는 오는 2020년 상용화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최근 도이치텔레콤, 에릭슨과 협력해 '사업자간 네트워크 슬라이스 연동'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네트워크 슬라이스 연동은 해외에서도 VR과 AR 등 5G 서비스를 국내와 같은 품질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평창올림픽 무선통신 공식 파트너인 KT는 올림픽을 5G의 시연장으로 삼는다. VR과 AR 등 각종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KT는 지난해 11월
삼성전자(005930)·노키아·퀄컴 등 장비·칩 제조사들과 함께 개발한 '5G-SIG 규격' 문서도 공개하며 규격 표준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최근 각종 5G 서비스용 밀리미터파 RFIC 칩 개발에 성공했다. RFIC칩은 28GHz 대역을 지원한다. 지난해 6월 발표한 핵심 RF 소자를 통합해 구현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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