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한국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 우려가 게임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이 아예 닫혀버리지는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한국산 게임에 대해 판호 발급을 중단한다고 구두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광전총국은 중국 내 미디어를 총괄하는 정부기관이다. 판호가 없으면 모든 게임의 중국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중국 정부는 자국에 게임을 출시하기 전에 업체들이 반드시 정부의 심사를 거쳐 허가증(판호)을 획득하도록 하고 있다. 이미 판호를 발급받아 서비스중인 게임은 차치하더라도 중국 진출을 위해 게임을 개발중인 업체들에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웹젠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6'에 찾은 관람객들로 행사장이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가장 큰 영향이 우려되는 것은 넷마블의 모바일 인기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이다. 현재 넷마블은 중국 파트너사인 텐센트를 통해 레볼루션의 판호를 신청한 상태다. 넷마블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리니지 레드나이츠'도 중국 알파게임즈를 통해 판호를 신청해둔 상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현재 '리니지 레드나이츠'에 대한 판호를 진행 중"이라며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중단 소문에 대해서는 확인된 내용이 없다"고 알렸다.
기존에 판호를 받아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게임들은 일단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시장이 아예 닫혀버릴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인기있는 한국산 온라인 게임은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 파이어’와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웹젠의 ‘뮤 오리진’ 등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6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한국 게임들의 중화권 수출 비중은 온라인 게임 33.8%, 모바일 게임 31.6%에 달한다. 게다가 지난해 중국 게임시장 매출 규모는 1655억위안으로 한화 약 27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게임 시장 4분의 1을 차지했다. 한국 시장은 약 1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문제가 이어질 경우 산업에 미칠 여파는 적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대규모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잠재력 자체를 제한받는다는 이유에서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상장 게임업체들의 경우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그러나 사드 보복 일환에 따른 중국 정부의 한국 게임 판호 금지 이슈가 1년 이상 장기화된다면 주요 상장 게임업체는 물론 한국 게임산업 전체적으로 상당한 영향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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