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통신비 인하 사회적 논의기구(이하 논의기구)의 구성이 지지부진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회 중 기구를 이끌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 선택약정할인율 상향(20→25%)을 놓고 과기정통부와 이동통신 3사가 줄다리기를 하면서 사회적 논의기구 구성은 뒤로 밀린 모습이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 6월 통신비 인하 대책을 발표하며 이통사와 정부,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들로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논의기구를 통해 통신요금의 구조적 문제와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책 발표 후 선택약정할인율 상향과 보편요금제 등에 대해 이통사들이 강력 반발했다. 또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논의기구 구성은 진행되지 못했다.
과기정통부는 논의기구의 주체에 대해 국회와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6일 "국정위 발표 시, 중장기적으로 논의가 필요한 것은 논의기구에서 맡는다고 했다"며 "논의기구의 운영 주체와 위원 구성은 어떻게 할지 등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국회와 협의를 통해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비 인하 방안을 논의하는 기구를 국회에 설치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가계통신비 인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내 특별소위원회를 소속 상임위 산하에 구성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논의기구 주체가 명확하지 않다보니 참여할 이해관계자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알뜰폰과 판매점을 대표하는 협회들은 논의기구에서 목소리를 내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최근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와 만나 통신비 인하 방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누가 논의기구에 참여할지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알뜰폰과 판매점 업체들도 이해 관계자이므로 의견을 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당장 이통3사와 선택약정할인율 상향과 보편 요금제 도입에 대한 협의를 앞두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통3사에게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에 대한 의견을 오는 9일까지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통3사는 내부 검토를 거쳐 과기정통부에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통사들은 각종 토론회와 2분기 실적설명회 등을 통해 정부의 방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통사와 법적 다툼까지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최근 이통3사 최고경영자(CEO)들과 각각 만난 유 장관은 조만간 3사 CEO들과 함께 만나 통신비 인하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정부가 제시한 보편 요금제(월 요금 2만원대, 데이터 1GB, 음성 200분)에 대해서는 알뜰폰 업계가 민감하다. 알뜰폰 업계는 이미 보편 요금제와 비슷한 금액의 요금제가 알뜰폰에도 있어 가격 경쟁력 상실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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