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미래연구원)"실재하는 북 핵·미사일 위협, '응징전략'으로 예방해야"
북한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여부는 의문 "없다고 단정은 곤란"
북한 ICBM 위력 발휘할수록 '코리아 패싱' 부추겨
'8월 위기설', 가능성 낮지만 미국 군사행동 가능성 배제 못해
전작권 환수…"환수해야 자주국방" vs "감정보다 생존우선"
2017-08-16 06:00:00 2017-08-16 06:00:00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도발이 갈수록 노골화되면서 한반도 긴장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미국대로 선제적 대응을 내세우며 군사적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만의 독자적인 해법을 찾기는 어려운 형국에서 과연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인가. 지난 8월8일 국가미래연구원 스튜디오에서 관련 좌담회가 진행됐다. 좌담에는 황희만 전 MBC 부사장의 사회로 김태우 건양대학교 교수(전 통일연구원장), 장영근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가 참석했다. <편집자>
 
-황희만: 북한이 얼마 전 화성 14호를 발사해서 이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 본토까지 가는 거 아닌가하는 우려가 나온다.
 
▲장영근: 지난 7월4일 북한이 처음에 발사했을 때는 고도가 2802km, 사거리는 934km였다. 탄도 무게가 900kg정도, 그리고 정상 궤적이라면 그 탄도 무게로 6200km 정도 나간다. 물론 6200km가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5500km 이상이라 ICBM이라고 하는데 6200km정도면 사실 알래스카 정도밖에 못 때린다.
 
그런데 지난 7월28일 발사에서 탄도 무게를 반으로 줄였다. 이걸 계산해보면 9000km 정도 사거리가 나간다. 9000km면 미국 서해안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정도를 타격할 수 있다. 그래서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상적으로 워싱턴DC나 뉴욕을 때리려면 적어도 1만1000km가 나와야 한다. 아마 현재 화성14의 엔진 형상, 그리고 2단 미사일 체계로는 그 정도 사거리까지는 안 나올 것이다. 3단을 추가하거나 2단 로켓의 일부 변경을 통해 추가적인 발사시도를 할 가능성이 높다.
 
-황희만: 미국으로서는 상당히 위험을 느끼는 시점인데, 미국은 북한 미사일 개발에 대해서 어떤 대응전략으로 나오고 있나.
 
▲김태우: 미국의 대응전략은 크게 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바대로다. 압박과 대화라는 양면의 칼날을 쓰겠다고 했는데, 군사행동 가능성을 상당히 비추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가지고 있는 카드는 크게 세 가지다. ‘압박, 대화, 군사행동가능성’ 이 세 가지를 가지고 북한을 다루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잘 통하지 않고 있다.
 
특히 북한이 미국을 직접 강타할 수 있는 ICBM 능력을 가지게 되면 미국과 북한 간의 국제정치를 상당히 복잡하게 만든다. 정치학자들이 말하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서 북한의 ICBM이 미국의 대외정책, 안보정책, 외교정책, 동맹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 도달하게 되면 우리 한국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 “완전 검증은 안 돼” vs “없다고 단정도 곤란”
 
-황희만: 문제는 전시운용능력을 북한이 갖출 수 있느냐다. 그것이 문제 아닌가.
 
▲장영근: 미사일이 전시운용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신뢰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특히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의 경우 다루는 데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신뢰성이 담보돼야 한다. 가장 이슈가 되는 부분 중 하나는 재진입 기술이다. 보통 정상적인 궤적으로 대륙간탄도탄을 쏘면 미국이나 러시아에서 개발한 수준이 1만km이상이다. 1만km이상의 사거리를 날아가서 타격을 하는데, 실제 정점고도는 1000~1400km로 올라간다. 굉장히 완만하게 올라가서 완만하게 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재진입체가 대기권을 들어올 때는 기술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환경을 맞게 된다. 열뿐만 아니라 각종 진동, 그리고 들어올 때 중력이 우리가 겪고 있는 것의 50배다. 이러한 환경을 견뎌내는 기술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보통은 극초음속에 대한 여러 시험을 통해 검증을 해야 하는데 북한은 그런 부분을 보여준 적이 없다. 결론적으로 재진입 기술은 아직 완전히 검증이 안 됐기 때문에 운용성능을 제대로 갖추었는지는 의문이다.
 
▲김태우: 북한의 재진입 기술 같은 것은 우리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지 북한이 가지고 있지 않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재진입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속도로 내려오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다양하게 기술이 필요한데 이미 북한의 스커드C만 해도 사거리가 600km이기 때문에 이것만 하더라도 일부 재진입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위에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ICBM으로 가면서 더 혹독한 환경에서 재진입을 해야 하는데, 이미 북한이 실전배치하고 있는 미사일들도 다 재진입을 하고있다. 그러니까 ICBM 재진입 기술이 우리 눈으로 확인이 안 됐다고 해서 ‘없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또 신뢰성 부분에서 북한이 ICBM에 핵탄두를 싣고 미국을 강타하는 경우를 상정한다면 정확도 같은 것이 필요없다. ICBM으로 상대방의 생존근거지, 대도시, 산업밀집지를 타깃으로 삼을 때에는 고도의 정확성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 정확하지 않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 광범위한 지역을 공포로 밀어 넣는다. 그런 효과는 이미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미사일 기술이 ‘미국을 때릴 수 있다, 없다’고 매달리기보다 미국을 때릴 수 있는 단계에 들어가고 있다고 가정하고 국제 정치를 해야 한다.
 
-황희만: 그렇다 보니까 게임 체인저, 이런 얘기도 나온다.
 
▲김태우: 게임 체인저라고 하는 것이 중요한 개념이다. 우리가 제일 주목하는 것은 ICBM이 한미 동맹, 미국의 동맹정책에 어떤 변수가 되느냐 하는 부분이다. 두 가지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하나는 디커플링 효과(decoupling effect), 즉 동맹을 이완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이 북한을 응징하기 위해서 핵 보복을 하면 북한이 미사일을 미국 본토에 쏠 수 있는데, 미국이 그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느냐. 소위 핵우산의 신뢰성을 약화시키는 아주 직접적인 변수가 되는 것이다.
 
또 유사시에 미군이 한반도에 증원된다면 괌이나 오키나와 등 주변 아시아 기지로부터 오게 돼있는데 그것을 직접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수단이 IRBM(중거리탄도유도탄)이다. 같은 논리로 한국에 군대를 보내려고 하다가는 북한 핵미사일에 우리 아들, 딸이 다 죽게 생겼다는 생각이 들게 되면, 이게 동맹의 강도를 떨어뜨리고, 희석시키고, 이것이 우리가 가장 주목하는 게임 체인저 효과다.
 
-황희만: 그렇다보니 미국과 북한이 서로 전략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결국 한국은 쏙 빠지는 ‘코리아패싱’(Korea Passing, 한국 무시하기). 이런 현상이 불가피한것인가.
 
북한 ICBM이 위력 발휘할수록 ‘코리아 패싱’ 부추겨
 
▲김태우: 북한 ICBM이 게임 체인저의 역할을 많이 하면 할수록 코리아 패싱 현상이 심화된다. 한국은 북한을 움직이는데 큰 지렛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위협을 감소시키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나라가 중국인데, 중국을 압박해서 움직이는 힘을 가지는 것은 미국이지 한국이 아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싫든 좋든 미국이 한국을 배제하는 현상을 보이기 시작할 것이고, 이것이 우리가 우려하는 코리아 패싱 현상이다.
 
▲장영근: 실제 사드는 중국이 만일에 ICBM을 쏘거나 미사일을 쐈을 때 잡을 수 있는 사거리를 갖고 있지 못한다. 사드가 가지고 있는 성능 중 가장 우수한 것이 레이더다. 사실 한국이 그동안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MD)에 안 들어가려고 했고 그래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실제 사드 체계를 여기에 갖다 놓고 미군이 운영하게 되면 미사일 방어 체계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관측된 모든 데이터들이 미국 방어체계에 들어가 바로 연동이 되니까. 결국 그런 부분들을 우려하는 것이다. 왜 그런 것을 우리보고 막지 못했느냐 하는 것이 중국의 주장이다.
 
-황희만: 북한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 문제를 놓고 김 교수께서 말씀하신 대로 북한의 입지가 게임 체인저로 변해가고 있고, 그 과정에서 코리아 패싱, 이런 문제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북한 문제뿐만 아니라 중국마저도 사드로 압박하면서 우리를 무력화시키는 이런 국제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 아닌가. 어떻게 우리가 이를 헤쳐 나가야 될까.
 
▲김태우: 그게 코리아 배싱(Korea Bashing, 한국 때리기)이다. 중국도 한국이 사드를 가져다 놓는 이유가 북한이 핵실험을 반복하고 미사일 실험을 반복하기 때문에 위협 수준이 높아져서 생존을 위해서 가져놓는 것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런데도 중국이 반대하는 것은 신냉전 구도 안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지금 중국은 도광양회(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의 시간이 지났다고 본다. 중국은 대국굴기를 하고 중국이 핵심이 되는 국제질서를 만들어 가겠다. 이것이 중국의 꿈이다. 그 과정에서 미국 패권과 경쟁해야 하는데 미국의 군사력이 자기들에게 가까이 오는 것은 싫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드에 대해서 극도로 민감한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가지고 미국을 때릴 수는 없으니까 만만한 한국을 때리는 것이다.
 
한국이 시달리는 것은 역사적 필연이다. 아무리 정교한 외교 수완을 발휘하더라도 중국과 미국의 구미를 다 맞출 수는 없다. 우리가 분발해서 힘을 합치고 지렛대를 만들어나가고 국력을 키우는 방법이 무엇인가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다.
 
‘8월 위기설’, 가능성 낮지만 미국 군사행동 가능성 배제 못해
 
-황희만: 8월 한반도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김태우: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은 말은 굉장히 크게 하지만 실제로 손해 보는 일을 쉽게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북한에 대해 큰 위협을 가하더라도 결국 행동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에서는 탄핵얘기가 나올 정도로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려 있는데 국내 정치상황이 더 나빠지면 외교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고 앞으로 미국 내 여론이 극도로 나빠졌을 때 미국 정부는 여론을 대변하기 위해서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항상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할 상황이다. 문제는 우리 정부, 국민, 군 모두가 ‘설마’ 하면서 지나고 있다는 점이다. 솔직히 누가 8월 군사 위기설을 대비하고 있는 부처가 있나, 군대도, 국민도, 그냥 설마하고 지나고 있다.
 
-황희만: 국력이 있어야 코리아 패싱도, 배싱도 안 당할 것 같다. 안보에 관해 우리가 자체적으로 방위를 해야 할 것 같은데, 킬 체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와 같은 이야기를 한다. 현실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와 있는 것인가.
 
▲장영근: 1990년대 초 걸프전에서 미국이 이라크와 전쟁을 하면서 계속 이동식 발사대에 의한 스커드 공격으로 굉장히 타격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미국이 생각해 낸 게 킬 체인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하려면 엄청난 감시자산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이라크의 바그다드를 거의 실시간으로 다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인공위성이 88개 정도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런데 북한 전역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본다면 인공위성이 400여개는 필요하다.
 
-황희만: 북한에 산악지역이 많아서인가.
 
▲장영근: 아니다. 지역을 실시간으로 보기위해서 인공위성이 3만6000km 정도 높이의 정지궤도에 있으면 지구하고 위성이 같이 돌기 때문에 항상 바라보고 있을 수 있는데, 굉장히 빨리 도니까 계속 그 위치를 보는 것이 제한적이다. 그렇다보니 굉장히 많은 수의 위성이 필요하다. 더구나 북한은 대부분의 미사일 운영을 하는 곳이 항공기가 볼 수 없는 종심지역이다. 무인기나 유인기를 가지고 감시정찰을 할 수가 없다. 그 지역을 보기 위한 것만도 인공위성이 200여기가 필요하다. 킬 체인이 군에서 핵무기를 비핵 무기체계로 방어하겠다는 논리인데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다.
 
또 우리가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 KAMD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인데 쉽지 않은 문제다. 또 KMPR이라고 한국형 대량응징보복 같은 것을 이야기를 하는데 이것도 김정은을 찾아 김정은이 거처하는 곳을 때린다고 하지만 역시 우리의 감시정찰 자산이 있어야 한다. 때리는 것도 일반 탄도미사일로는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정확히 맞추기가 쉽지 않다. 우리로서는 이러한 삼축체계라고 하는 ‘킬 체인, KAMD, KMPR’ 이런 것들을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적어도 우리가 핵무기를 갖지 못하는 이상 기술적 측면에서 쉽지가 않다.
 
확실한 ‘응징전략’으로 북한 행동 예방해야
 
▲김태우: 킬 체인 같은 것은 기술적으로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참 어렵다. 개인적으로 킬 체인과 KAMD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응징전략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난 2010년부터 주장했다. 응징은 도발자 개인을 찾아 정밀 타격할 때는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그런 것만이 반드시 응징이 아니다. 북한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파괴할 수 있고, 북한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한다면 우리는 평양을 지도에서 없앨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것들은 정확성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소위 파괴력이 필요한 것이다. 대량파괴, 정밀타격, 참수작전 등 다양한 방법이 있고 우리도 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 그래서 이 분야에 더 집중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싶다. 응징전략의 목적은 응징이 아니다. 응징전략의 목적은 우리 남한을 향해 행동을 하면 반드시 당신들도 당한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보여줌으로써 그런 행동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을 하는 데 있다.
 
-황희만: 정부의 지금 정책에서 아쉽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김태우: 우리가 북측에 대해 할 수 있는 방안은 세 가지이다. 대화노력이 그 하나다.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대화 노력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또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제재를 해야 한다. 세 번째로는 대화가 언제 될지도 모르고 언제 통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에 늘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고 있어야한다. 이것이 억제력이다.
 
삼박자라는 것이 ‘대화, 제재, 억제’다. 그런데 정부도 그렇지만 국민 중에서도 이 삼박자 간의 관계를 잘 이해를 못하고 있다.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는 억제는 기본으로 하는 것이다. 대학으로 말하면 전공필수과목이다. 그 위에 때가 되면 대화도 해보고, 때가 되면 제재를 통해서 북한을 끌어내기 위해서 노력도 하고...위의 것은 선택과목일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사드 대신 ‘대화하라’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런 얘기는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가슴이 꽉 막히는 이야기다. 사드는 억제책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가고, 대화를 더 열심히 하라고 주문을 해야 맞는 얘기인데 ‘사드 대신 대화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장영근: 새 정부 국방정책 중에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북핵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서 킬 체인과 KAMD를 조기 구축하겠다, 또 그것을 통해서 전작권을 회수하겠다는 말을 한다. 그런데 킬 체인, KAMD가 기술적으로 굉장히 어렵고, 우리 능력으로는 이런 상황에서 이걸 구축을 해서 전작권을 회수한다는 것은 10년, 20년 걸려도 쉽지 않다고 본다.
 
결국 저는 “킬 체인이나 KAMD를 구축해서 전작권을 회수하겠다”가 아니고 킬 체인이든, KAMD든, KMPR이든 이런 것들을 제대로 하기위해서는 전작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가 군사적인 능력을 갖추고 이런 것들도 할 수 있다고 말해야 한다.
 
▲김태우: 전작권에 대해 첨언하자면 참 미묘한 문제다. 전작권을 우리가 분리를 하지 않고 지금처럼 공동 대응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가기 때문에 우리가 의타심에 젖어서 독자적인 능력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은 뼈아프지만 맞다. 전작권은 언젠가 분리될 수밖에 없고, 우리가 원하지 않더라도 미국이 원해서라도 분리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 때가 언제인지를 모르는 것뿐이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는 그렇다고 해서 우리 군이 미비한 상태에서 전작권을 분리할 때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가 승리할 가능성, 이것은 또 다른 문제로 남는다. 전작권을 다시 환수하고 분리하는 문제는 3가지 변수를 생각해야한다. 우선 첫 번째 변수는 북한이 보기에 지금처럼 전작권이 공동체제로 묶여있는 것이 대한민국을 유린하는데 용이한가, 분리돼있는 것이 유리한가. 전쟁을 막는데 어느 쪽이 유리한가가 우선 변수다.
 
두 번째 변수는 지금 체제와 전작권이 분리되었을 때와 비교해 미국이 와서 실제로 개입을 할 가능성이 어느 쪽이 더 많은가다. 이는 조금만 따져보면 상식적으로 답이 나온다. 미국이 전작권의 책임을 상당부분 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이 파견되기가 쉬운가, 분리되어 있을 때 미군이 파견되기가 쉬운가가 이 질문이다.
 
세 번째 변수는 실제로 전쟁이 발생했을 때 어느 쪽이 이길 가능성이 높은가. 한국군과 미국군이 한 덩어리가 되어서 단일 지휘체제 안에서 전쟁을 치르는 것이 이길 확률이 높은가, 따로 분리되어 있으면서 복잡한 협력과정을 통해서 공동작전을 하는 것이 이길 확률이 높은가. 이것은 국가의 죽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에 우선순위일 수밖에 없다.
 
전작권과 관련해 국가 자존심 이야기, 군사 주권 이야기, 바짓가랑이 이야기는 생존 다음의 변수다. 우리가 언제까지 미국 아저씨들 바짓가랑이 붙들고 도와달라고 해야 하나, 이런 것들은 자존심에 속하는 문제고, 제 마음 속에서도 그래서는 안 된다 생각한다. 그러나 국가 생존이 우선이다. 이런 신중한 분석 속에서 전작권 문제를 다루어야지 이것을 그냥 감정차원에서 전작권도 없으면서 주권국가라고 할 수 있느냐라는 식의 감정 차원에서 다루어서는 안 된다.
 
-황희만: 북한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로 인해서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국제 정치 질서도 있고 국제환경도 있고 여러 문제가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의 실력이 우리의 국력이 커져야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지난 8월8일 국가미래연구원 스튜디오에서 북한 핵·미사일 관련 좌담회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김태우 건양대학교 교수(전 통일연구원장), 황희만 전 MBC부사장, 장영근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 사진/국가미래연구원
 
국가미래연구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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