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혼 "북핵, 잠정동결·장기전략 중 선택해야"
"북한, 핵 절대 포기 않을 것"…트럼프 '중대성명' 발표 임박
2017-11-15 17:00:50 2017-11-15 17:00:50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방한 중인 로버트 아인혼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이 15일 “북한은 일정기간 계속해서 핵무기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며 “이를 인정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옵션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중대성명 발표를 공언한 가운데 메시지 내용에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아인혼 연구원은 이날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핵 위협에 대한 미국의 시각’ 간담회에서 “북핵문제 해법으로 (더 이상 고농축 우라늄을 생성하지 않는) 잠정적 동결과 장기적 억제전략 중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법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진지한 대화에 나설 때까지 최대한 제재와 압박을 가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인혼 연구원은 “얼마나 많은 압박이 가해지는지에 관계없이 목표는 달성되기 어렵다. 단기간에 북한 비핵화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 이유로는 “김정은은 핵무기를 유지하는 것이 체제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전략의 경우 추진 과정에서 북한이 계속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진전시킬 수 있는 문제가 있으며, 잠정적 동결도 북한의 지금까지 행태를 보면 무시·위반한 일이 있다”며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어떻게 하면 북핵을 억제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인혼 연구원은 한국당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독자 핵무장’ 주장에 대해서는 “최선이 아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면 오히려 북한의 선제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의견이 워싱턴에 있다”며 “전략 핵자산의 반환이 (한미) 양국 간 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술핵 도입 시 필요한 각종 시설이 없는 기술적 문제도 제기했다. 지난 7일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순환배치 확대에 합의한 것을 넘어 ‘전략자산을 공동 사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질문에도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수는 있지만 최종 결정은 미 대통령의 전권”이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북한이 미 본토에 도달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시 한국 안보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에는 “한미 간 안보는 분리가 불가능하다. 어느 한 곳이 공격받는다면 똑같이 대응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힐러리·오바마정부에서 국무부 비확산 군축담당 특별고문 등을 역임한 아인혼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특사를 파견할 경우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발표할 무역·북한문제 관련 중대성명 내용을 놓고 설왕설래도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가능성을 제기하는 가운데, 실제 지정이 이뤄질 경우 북한의 반발은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날 북한 노동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우리 국회에서 한 연설 내용을 놓고 “35분짜리 연설 가운데 무려 22분 동안이나 우리 공화국의 현실을 터무니없이 왜곡 날조하여 더러운 구정물을 토해내고 갖은 악설을 해대며 내외를 경악시켰다”고 비판했다.
 
반대로 북한을 향해 대화를 원한다는 깜짝 메시지를 보낼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트위터에 "나는 그(김정은)의 친구가 되기 위해 그렇게 애쓰는데…언젠가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라는 글을 남기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이전과 다른 분위기도 감지되는 중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간 긴밀한 공조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핵 위협에 대한 미국의 시각’ 간담회에 참석한 로버트 아인혼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왼쪽 네번째)과 의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당 백승주 의원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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