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해외 주식형펀드 비과세 혜택 종료를 앞두고 중국 펀드로 자금이 몰려들고 있지만 최근 수익률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정부의 금융 규제 강화에 따른 것으로, 당분간 조정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률이 호조를 되찾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중국 주식형펀드에 5541억원이 순유입됐다.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글로벌 펀드(7344억원) 다음으로 많은 자금이 들어오며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펀드 중 자금 유입 규모가 가장 컸다. 올 연말 해외 주식형펀드 비과세 일몰을 앞두고 신흥국 가운데서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중국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별 펀드로는 'KTB중국1등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에만 2200억원이 들어오며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KB중국본토A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운용)'(1246억원), '피델리티아시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772억원) 등 설정액 증가 상위에 중국 증시가 포진했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 이후 중국 증시가 조정받으면서 최근 수익률은 부진했다.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 펀드의 1주일 수익률이 -2.98%로 해외 펀드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손실을 냈고, 중국 본토에만 투자하는 중국펀드(-2.83%)도 수익률 하위 2위로 저조했다. 시진핑 정부 2기 출범 직후인 지난달 17일 중국 정부가 자산관리상품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23일에는 온라인 대출 규제에 대한 신규 사업자 라이선스 발급 중단이라는 예상치 못한 규제안을 내놓자 상해종합지수가 2% 넘게 급락하는 등 조정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날도 상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4% 하락 마감했다.
세부적으로는 '하이중국4차산업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4'(-5.27%)가 해외 주식형펀드 전체에서 가장 큰 폭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어 '하이차이나인프라-컨슈머증권자투자신탁 1[주식]C 1'(-5.08%), '미래에셋인덱스로차이나H레버리지2.0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재간접형)종류C2'(-4.78%), '한국투자KINDEX중국본토레버리지CSI3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형)(합성)'(-4.63%), '삼성KODEX China H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4.58%) 순으로 해외 주식형펀드 수익률 하위 5개 펀드 모두 중국 펀드가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조정이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만큼 펀드 수익률도 곧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찐링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이번 규제로 기관 투자자들의 유동성 확대에 제동을 건 만큼 수급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제한된 수급 환경에서 올 들어 지속된 대형주 위주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오히려 높다"면서 "지수와 개별 종목간 격차가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우량 종목 위주로 구성된 펀드 투자 수익률 역시 견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업 이익 측면에서도 중국 증시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국 펀드 투자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진수 와이즈에프앤 중국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올 들어 이어진 중국 경기 모멘텀은 기업 이익에 포커스를 두고 있기 때문에 금융 규제는 단기적인 요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완성재를 위주로 하는 중국 산업 특성상 글로벌 경기 흐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내년에도 세계 경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만큼 올 들어 크게 오른 대형주 위주로 차익실현을 거친 뒤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주식형펀드 비과세 혜택 종료를 앞두고 중국 펀드로 자금이 몰려드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금융 규제로 인한 증시 조정으로 최근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사진은 시진핑 중국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지난 10월24일 제19차 당대회 폐막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뉴시스·AP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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