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앞에서는 작아지는 이통사
2017-12-07 19:07:30 2017-12-07 19:07:30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삼성 디지털프라자 제재가 임박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일회성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삼성 디지털프라자를 제재하는 안건을 이달 중 열리는 전체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디지털프라자는 삼성전자의 휴대폰과 각종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삼성 전문 유통망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의 대리점 코드를 보유해 휴대폰 구매와 개통까지 가능하다. 디지털프라자는 지난 8월 휴대폰 공시지원금 외에 일회성 제조사 지원금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7일 "디지털프라자 관련 안건은 이달 중 전체회의에 올라갈 예정"이라며 "디지털프라자는 유통점의 하나인 대리점 지위에 있으므로 과태료 부과 대상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방통위의 제제 외에 이통사들도 자체적인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제조사가 자체 유통망에게만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이유에서다. 이통사들은 디지털프라자를 비롯한 유통망과 맺은 판매 위탁계약에 따라 전산 차단 등의 제제를 가할 수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현재 디지털프라자의 전산 차단 등의 제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의 애플스토어 공사 현장. 사진/박현준 기자
 
반면 이통사들은 애플 앞에서는 작아진다. 애플은 공식 유통점인 애플스토어의 국내 1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들어설 애플스토어는 현재 공사가 한창이다. 이통사들은 애플의 요구에 애플스토어에서 휴대폰 개통이 가능하도록 전산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애플은 또 PC뿐만 아니라 태블릿PC인 아이패드로도 휴대폰 개통이 가능하도록 개통 시스템 개발을 요구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애플 제품의 운영체제는 iOS이고 이통사들은 윈도를 써서 OS간 호환 문제도 있어 시스템 개발이 까다롭지만 거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애플스토어가 대리점의 지위를 획득한다면 판매 장려금을 받을 텐데 각종 상담과 요금 수납 등의 업무도 해야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소비자들이 불편하고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이 이 같은 애플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애플 충성고객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24일 국내에 출시된 아이폰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은 1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출시 초반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주는 "예상보다 아이폰X을 찾는 고객들이 많다"며 "물량 공급이 현저하게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