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야구 난립 부작용 속출
'반값 할인' 등 출혈경쟁 심각…"손쉬운 창업이 부른 참사"
2017-12-12 16:54:59 2017-12-18 23:55:06
[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스크린야구장이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보장하면서도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떠오르면서 관련 시장규모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몰이에 편승해 스크린야구시장에 후발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어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스크린야구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리얼야구존과 스트라이크존이 업계 1위 자리를 두고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레전드야구존, 다함께야구왕 등이 3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매장 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업계 최초로 200호점을 돌파한 리얼야구존(누적 매장 수 205개, 계약건수 기준)이 선두를 수성했고, 스트라이크존(158개), 레전드야구존(100개), 다함께야구왕(80개)이 뒤를 이었다. 올해에만 리얼야구존과 레전드야구존은 40여개, 스트라이크존과 다함께야구왕도 각각 70개가량 매장 수가 늘었다.
 
이들 업계 상위 기업들의 공통점은 피칭머신 등 스크린야구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공의 투구 속도뿐 아니라 슬라이더, 커브 등 구종 선택까지 가능케 해 실제 야구와 최대한 흡사한 플레이 환경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스크린골프와 달리 이러한 기술력의 차이를 일반 고객이 잘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때문에 일부 후발업체들은 수입해온 기계를 가지고 시장에 뛰어들기도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레전드야구존 관계자는 "아직 스크린야구시장이 형성돼가는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기술적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두세 번 정도 게임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기술력의 차이를 알게 될 것"이라며 "시장이 성숙해질수록 자체 기술력이 높은 업체들이 고객들이 선택을 받게 되면서 결국 이러한 업체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출혈'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업체들은 시스템 비용 등을 최대 50%까지 할인해주는 공격적인 프로모션으로 매장 유치에 나서고 있다. ‘스킬업’이란 브랜드로 스크린야구 시장에 진출해 현재 11개 매장을 유치한 JTR은 향후 20개 매장까지 ‘시스템 반값’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4개 게임룸을 기준으로 시스템과 인테리어 비용만 4억~5억원이 드는 것을 감안하면 2억원 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셈이다. 스크린야구 브랜드 '엑스필슈퍼스윙'도 40~50% 저렴한 창업비용을 제공한다며 2억원 초반대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적극 부각시키고 있다.
 
이같은 마케팅 과열 양상이 애꿎은 점주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후발업체들은 당장의 출혈을 감내하고서라도 매장 수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시스템 가격을 덤핑하는 방식으로 지나치게 경쟁을 과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무분별하게 매장을 내주다보면 상권 분석이 미흡할 수밖에 없는데, 그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점주들이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버지와 아들 고객이 스크린야구를 즐기고 있다(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스트라이크존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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