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충돌한 정용진의 영토확장…논란의 중심 된 '스타필드 창원'
소상공인과 지역민 찬반대립…"신세계가 갈등 부추긴다" 지적도
2017-12-17 16:09:49 2017-12-17 16:09:49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의 유통 영토확장이 잇따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신세계가 최근 비수도권 최초로 경남 창원에 스타필드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를 반대하는 소상공인들과 입점을 지지하는 시민들 목소리가 양극단으로 나뉘어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지역 내 상권과 갈등의 소지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 부회장의 무리한 사업확대가 이같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경남 창원시 의창구 옛 39사단 터에 대형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건립을 공식화하면서 지역 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인근 영세상인들이 피해를 본다는 반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찬성이 맞서고 있어서다. 향후 찬반 갈등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 부동산 개발 공급업체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 10일 창원시에 연면적 30만㎡ 규모로 스타필드 창원 건립을 확정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미 지난 5월, 창원시 의창구 중동지역 상업용지 3만3000㎡?를 사들였다고 공시하며, '스타필드 창원' 건립을 예고했다.
 
당시 이같은 소문이 돌면서 지역상인들은 일찌감치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지난 10월엔 창원시 중소상공인들이 중소상공인·시장 보호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발족하면서 신세계 스타필드 진출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지난 11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세계의 이번 결정은 지역 중소상공인들을 말살하겠다는 것"이라며 "스타필드 건립계획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남도와 창원시는 지역경제를 위해 인허가를 반려해야하고 입점 철회를 위해 지역 단체와 정치권과 함께 집회나 시장 철시 등의 방법으로 실력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창원은 이미 스타필드가 들어선 경기도 하남과 고양 등과 달리 자영업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스타필드 입점에 따른 골목상권 피해가 더 우려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책위에 따르면 창원시 자영업자는 40만~50만 명으로 추산된다. 스타필드가 들어서면 신세계 측이 말하는 고용창출보다 실업 발생이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정의당 경남도당도 소상공인과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스타필드 등 복합쇼핑몰의 입점으로 인한 폐혜는 이미 여러 언론에서 보아왔듯이 지역중소상공인들의 몰락을 불러 왔을 뿐"이라며 "이미 창원은 백화점, 마트등 유통업체들이 포화상태"라고 지적했다.
 
노창섭 정의당 창원시의원도 "필요하다면 시 외곽에 지어야 타당한데 예정부지는 창원시내가 중심이고, 의창구 뿐만 아니고 성산구, 마산까지 영향을 심각하게 미친다"며 "신세계가 말하는 고용효과도 직접고용효과는 미미하고 정규직보다는 청소, 경비 같은 간접고용만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필드 창원'에 대한 지역 내 찬반논란이 심화되자 신세계의 대형 유통시설 진출로 인한 또 다른 지역갈등 사례도 재조명되고 있다.
 
신세계는 부산시 소상공인들과 첨예한 갈등과 진통을 거듭한 끝에 지난 9월 초 이마트타운 연산점 착공에 돌입했다. 아직까지도 갈등은 여전하다. 연제구이마트타운입점저지비대위는 지난 8월 연제구청을 상대로 이마트타운 연산점 영업등록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부산지법에 제기했지만 아직 아무런 답이 없다. 지난 10월 초 공사중지 가처분 소송을 부산지법에 제기한 것도 결정된 게 없는 실정이다. 지역간 갈등으로 비화됐던 경기 부천 상동 신세계백화점도 인근 지역상인들의 반발과 지자체간 갈등으로 무산된 바 있다. 뿔이 난 부천시는 신세계에 협약 불이행에 따른 협약이행보증금 115억원도 청구한 상태다.
 
일각에선 정부 차원에서 이미 내년 시행 예정인 유통산업발전법을 통해 기업과 지자체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규제를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형 유통업체 입점에 따라 빈번해지는 지역간 혹은 지역내 갈등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을 줄여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신세계그룹측은 "기존 스타필드 건립을 추진할 때에도 지역 상권의 상인뿐 아니라 지역민, 지자체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큰 무리 없이 추진돼왔다"면서 "창원 스타필드의 경우에도 지역민과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1일 경남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창원시 중소상공인·시장보호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스타필드 창원 입점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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