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5세대(5G) 통신 상용화 준비에 들어간 이동통신사들이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릴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지속돼 매출 감소 우려가 크지만 이통사들은 5G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6일 KT를 마지막으로 이통 3사가 지난해 연간 실적 발표를 마무리한 가운데, 3사의 올해 투자지출(캐팩스) 전망 금액 합계는 5조6500억원이다. 지난해 집행 금액(5조3715억원)보다 2785억원 많은 수치다.
SK텔레콤은 올해 투자지출 예상 금액으로 2조1000억원을 책정했다. 지난해 집행 금액 1조9839억원보다 5.85% 늘어난 수치다. SK텔레콤은 올해 투자 금액은 이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최고재무책임자)은 지난 5일 열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2조1000억원에는 5G 관련 직접적인 투자금은 포함되지 않았고 준비를 위한 일부 금액만 포함됐다"며 "5G 상용화를 포함해 네트워크 관련 투자지출 금액이 보다 구체화되면 시장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부터 5G 전사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TF는 지난달 21일 5G 통신장비 개발을 위해 2차 입찰제안요청서(RFP)를 국내외 주요 장비 기업들에게 발송했다.
KT의 올해 투자지출 예상 금액은 2조3000억원이다. 지난해 집행 금액 2조2498억원보다 2.23% 늘었다. KT의 투자지출 금액은 지난 최근 5년간 하락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집행 금액도 2016년과 비교하면 4.62% 줄어든 수치다. 5년 만에 투자지출을 늘릴 계획을 잡은 셈이다. KT도 최근 국내외 6개 장비 업체를 대상으로 RFP 설명회를 열었다.
윤경근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6일 열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KT는 전국에 유선 인프라를 기가로 구축했다"며 "유선망과 밀접하게 연관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오는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KT는 이번 올림픽의 무선통신 분야 공식 파트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투자지출 예상 금액으로 1조2500억원을 책정했다. 지난해 집행 금액 1조1378억원보다 9.86% 증가한 수치다. 이통 3사 중 지난해 대비 증감율이 가장 높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투자지출 집행 금액은 2016년에 비해 9.4% 감소했었다.
김대희 LG유플러스 5G전략담당 상무는 지난 1일 열린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내년 상반기 5G 상용화를 목표로 준비 중"이라며 "현재 협력 업체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5G 추진단을 신설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전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주파수 전략 수립, 커버리지 투자, 장비업체 선정 등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계 통신비 절감 정책을 이어갈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 등은 가계 통신비 정책 협의회를 통해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 추진에 이어 보편요금제를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보편요금제는 정부의 국정과제 중 통신분야에 포함된 것으로, 월 2만원대 요금에 데이터 1기가바이트(GB), 음성 200분, 문자 무제한 등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이통사들은 요금제는 시장에 맡겨야 한다며 반대 입장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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