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손동창
퍼시스(016800)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퍼시스그룹의 2세 승계가 본격화한 가운데 장남인 손태희 부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퍼시스그룹은 사무가구를 기반으로 성장해왔지만 향후 확장성이 큰 홈퍼니싱 등으로 사업 영역을 본격 확대할 경우 무차입 경영으로 상징되는 기업 철학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손 회장은 정기주주총회에서 퍼시스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지난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데 이어 경영 전반의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기이사직에서도 내려오면서 장남인 손 부사장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퍼시스가 2세 승계를 본격화한 만큼 퍼시스의 경영 기조에도 변화가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퍼시스는 1983년 손 회장이 회사를 설립한 이후 사무가구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지켜왔고, 최근 들어서는 일룸과 시디즈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가구업계 내에서도 홈퍼니싱을 포함한 시장 확대 움직임이 뚜렷한 가운데 손 부사장을 중심으로 재편될 퍼시스그룹 역시 경쟁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무가구 1위 업체인 퍼시스는 B2B(기업 간 거래) 비중이 높은 업체였지만, 최근 몇 년 간 일룸과 시디즈 등을 통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직접거래) 영역을 확대하며 그룹 전체적으로 관련 매출 비중이 크게 늘었다"면서 "가구업계에서 B2B 시장은 포화 상태라는 인식이 있는 반면 B2C 시장은 당분간 성장세가 뚜렷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퍼시스그룹도 일룸을 기반으로 B2C에 치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손 부사장이 일룸의 최대주주라는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2016년 말 기준 손 부사장은 일룸 지분 29.1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무차입 경영을 고수해왔던 퍼시스가 얼마나 달라질지도 관심사다. 업계 내 다른 관계자는 "퍼시스는 90년대 후반부터 무차입 경영을 시작하는 동시에 대리점 영업을 중시하며 상생을 실현해왔지만 최근 유통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손 회장의 경영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승계를 위한 지분관계와 업계 트렌드 등을 감안하면 손 부사장 체제 하에서 어떤 식으로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회사 측은 손 부회장의 등기이사직 사임이 그룹 내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거라는 입장이다. 퍼시스 관계자는 "퍼시스그룹은 법인 별로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는 동시에 창업주인 손 회장이 경영 전반을 두루 살피는 시스템이었으나, 이번 결정을 통해 법인별로 책임 경영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손동창 퍼시스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퍼시스그룹의 2세 승계가 본격화한 가운데 장남인 손태희 부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오금동 퍼시스 사옥 전경. 사진/퍼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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