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국내 금융지주와 주요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근 자사주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윤종규
KB금융(105560)지주 회장도 동참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지난달 30일 KB금융 주식 1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평균 매입단가는 5만9900원으로 윤 회장이 보유한 KB금융 주식은 총 1만6000주로 늘어났다.
윤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도 자사주 1000주를 평균 매입단가 6만900원에 장내 매수한 바 있다.
윤 회장이 자사주 매입에 다시 나선 것은 약 5개월 만이다. 2014년 KB금융 회장 취임 이후 다음해까지 KB금융 주식 1만주를 보유하고 있었던 윤 회장은 작년 8월16일부터 9월4일까지 총 4차례에 걸쳐 4000주를 매입한 바 있다.
윤 회장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신한지주(055550)(신한금융지주)와
우리은행(000030) CEO 역시 최근 잇따라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달 28일 자사주 2171주를 장내 매수해 작년 3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수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역시 지난달 9일 5000주에 이어 27일 5000주를 추가 매수해 1만296주를 보유하고 있다.
각 금융사들은 CEO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책임경영 차원에서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최근 각 금융사들의 주가가 연초 대비 하락하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실제 신한지주의 주가는 지난 1월30일 종가가 주당 5만3400원까지 올랐으나 현재 4만5950원으로 14.0% 떨어진 상태다. 우리은행 주가의 경우 지난 1월27일 1만7200원을 기록했지만 1만4150원으로 17.7%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의 자사주 매입에 대해서는 책임경영이나 기업가치 제고뿐만 아니라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작년 말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3건의 채용비리 의혹을 받아 현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중에는 윤 회장의 종손녀도 포함돼 있다. 윤 회장의 종손녀는 2015년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840명 중 813등, 1차 면접 300명 중 273등이었다. 그러나 2차 면접에서 최고 등급을 받아 120명 중 4등으로 합격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14일부터 2일에 걸쳐 윤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금융사들의 주가가 낮아진 데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영향이 가장 크지만 채용비리와 관련한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지속돼 영향을 끼친 것도 있다"며 "윤 회장의 자사주 매입 역시 기업가치 제고뿐만 아니라 채용비리 의혹을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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