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조작, 아웃링크가 답?…학계 "국내 효용성 떨어져"
"이용자 편의 우선" 주장…국내 IT기업 경쟁력 저하 우려도 제기
2018-04-26 16:19:40 2018-04-27 16:27:47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최근 불거진 댓글조작 논란에 대한 해법으로 뉴스 아웃링크(기사 클릭 시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학계에선 국내에선 효용성이 떨어진다며 아웃링크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 중이다.
 
세계 포털기업이 아웃링크로 뉴스를 제공하지만 국내 적용시엔 편의성 하락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26일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아웃링크가 가진 가장 큰 문제는 반사용자적 접근이라는 것"이라며 "포털과 언론사 사이트를 오가게 하면 사용자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댓글 조작과 같이 디지털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기술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기회에 포털에 관리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회·법적 감독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 역시 아웃링크 방식이 이용자의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송 교수는 "언론사 홈페이지에는 광고가 많아 이용자의 가독성이 떨어지고 이용 속도도 느려질 것"이라며 "포털 댓글을 막기 위해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사도 출퇴근·점심 등 뉴스 소비가 늘어나는 시간대에 트래픽이 몰리는 현상을 고려해야 한다"며 "서버 용량 증설에 따른 비용 부담은 대형·중소형 언론사 모두의 문제"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아웃링크 방식이 국내 IT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국내 포털 업체는 뉴스 인링크(포털 내 뉴스소비) 방식의 편리성과 신속성을 앞세워 글로벌 포털기업과 경쟁했다"며 "아웃링크 방식 도입은 이러한 장점까지 잃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1020세대를 필두로 뉴스 소비패턴이 유튜브, 페이스북 등 해외 소셜미디어네트워크 업체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아웃링크 도입은 해외 업체로의 이탈 속도를 올린다는 설명이다.
 
아웃링크의 또 다른 문제로 악성코드 감염 문제를 지적한 전문가도 있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아웃링크를 통해 악성코드가 유포될 수 있다"며 "대형 언론사는 이를 막아낼 장비와 인력을 준비하겠지만 영세 언론사는 이를 처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포털업계 또한 아웃링크가 이용자의 불편을 가져올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NAVER(035420)(네이버)는 이날 열린 네이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아웃링크 도입과 관련한 질문에 조심스러운 견해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아웃링크는 이용자의 불편함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아웃링크 전환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타당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035720) 관계자 역시 "아웃링크뿐 아니라 이용자 편의를 바탕으로 다방면으로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25일 포털업계는 일명 '드루킹 사태'로 빚어진 뉴스 댓글조작 논란에 대한 방지책을 내놨다. 네이버는 ▲공감·비공감 하루 클릭 수 50개 ▲동일 기사 댓글 작성 3개 ▲연속 댓글 작성 60초로 제한 등 뉴스 댓글 개편을 발표했다. 카카오 역시 같은날 동일 댓글을 반복해서 작성하는 아이디에 2시간 동안 댓글 작성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야당과 시민단체는 임시방편 정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전날 네이버를 방문해 "인링크 방식의 뉴스 유통이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 네이버는 (댓글 정책 변경 등) 땜질식 처방의 한계에 부딪혔다"며 아웃링크 전면 도입을 요구했다. 지난 23일 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은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법과 국회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영주 제3언론연구소 소장은 "이번과 같은 댓글 조작 논란의 해법은 포털의 권력 분산"이라며 "포털은 아웃링크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운데)가 경기도 성남 네이버 본사에 항의 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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