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인간의 평균 수명은 의학의 발달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암은 사망 원인 1위다. 이 때문에 암을 정복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끊임없이 지속돼 왔다. 현재 수많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역시 신약 개발을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다만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장기간 동안 상당한 자금을 쏟아 부어야 하고 실패에 대한 리스크가 뒤따른다. 이에 국내 바이오 기업들 가운데서는 우수한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과 함께 공동 연구를 진행하면서 리스크를 줄이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코스닥 상장 기업
바이오닉스진(222810)도 그중 하나다. 바이오닉스진은 미국 항암백신 개발기업인 온코펩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신약·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1995년 설립된 바이오닉스진은 IT 보안솔루션 사업을 20년 넘게 영위해온 기업이다. 2001년 초 PC 보안솔루션인 'Safe PC Enterprise'를 국내 최초로 출시하면서 통합PC 보안시장을 선도했다. 이후 2000년대 후반에는 B2B 전용 내부정보유출방지 솔루션을 개발해 시장 선두주자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그랬던 회사가 신약·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3월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사업 다각화를 내걸면서부터다. 바뀐 최대주주는 서울생명공학으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사업 계획 및 컨설팅을 제공하는 곳이다. 경영진도 박동훈 대표에서 이용진, 한일주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회사는 완전히 탈바꿈했다.
신규 사업으로 바이오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주가도 급등세다. 올해 초 2000원대에 불과했던 회사의 주가는 지난 4월 52주 신고가인 1만4550원까지 6배 이상 올랐다.
한일주 바이오닉스진 대표. 사진/바이오닉스진
다발성 골수종 백신 개발 중
회사는 바이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4월 미국 항암 신약 개발회사인 온코펩의 지분 42%를 확보했다. 온코펩은 하버드의대 산하 다나-파버 연구소(DFCI)에서 분사해 설립된 바이오 기업이다. 혈액암과 유방암 등 난치성 암종에 적용 가능한 면역 항암 백신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또, 암치료용 다중 펩타이드 백신기술에 대한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며 현재 다국적 제약사인 머크와 아스트라제네카, 셀진 등과 공동으로 항암 백신도 개발 중이다.
한일주 바이오닉스진 대표는 “새로운 면역요법의 암 백신 개발로 다수의 사람들이 적은 비용으로도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온코펩과 함께 임상을 성실히 수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면역요법은 암치료에 있어 암을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신체의 면역체계를 자극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다.
그는 “현재 다발성 골수종 백신 ‘PVX-410’과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개발된 항암제 ‘PVX-024’를 개발 중”이라며 “PVX-410은 내년에 임상 2상에 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PVX-024'는 올해 안으로 임상 계획을 수립하고 내년 초 중국에서 임상 1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발성 골수종은 뼈 통증이나 신부전, 빈혈 및 감염 등의 증상이 있지만, 뚜렷한 치료법이 없는 실정이다. 전세계적으로 75만명의 환자가 있고 이 중 미국에서만 14만5000명의 환자가 발병했다.
임상을 위한 자금도 마련했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30억원, 교환사채(EB)로 90억, 총 220억원을 확보해 앞으로 진행될 임상에 투입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파이프라인의 경우 임상2상까지 진행하고 이 후에는 라이센스 아웃(LO) 할 계획”이라며 “오는 2020년 말이나 2021년 상반기에 임상 결과에 따라 조기 라이센스 아웃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안솔루션 개발 사업도 강화
회사는 기존 사업인 보안솔루션 개발 및 공급 사업도 강화한다. 회사의 내부 정보 유출 방지 솔루션은 국내 260여개 금융 및 공공 기관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외부 침입 방지 솔루션도 1200여개사가 사용 중이다. 한 대표는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 보안성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며 “경쟁사들과의 차별성을 확대해 높은 경쟁력을 유지시키겠다”고 말했다.
바이오닉스진은 통합보안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네트워크접근통제(NAC) 보안 분야에서는 2위를 기록 중이다.
현재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위협 분석 플랫폼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안으로 신규 제품인 EDR(Endpoint Detection Response)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EDR은 알려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위협을 모두 탐지할 수 있고 탐지된 위협에 대해서는 빠르게 대응이 가능하다.
그는 “보안에 대한 중요성이 확대되면서 회사의 NAC 제품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보안 산업 분야의 전반적인 매출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49억원, 영업손실은 10억원을 기록했다. 한 대표는 “기존 보안사업은 올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바이오 사업을 신규로 추진하면서 회사 차원의 흑자전환은 내년도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닉스진 내부 모습. 사진/신송희 기자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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