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어타임(FLOORTIME)은 매우 정교한 이론체계로 구성돼 있다. 이를 체계화하여 제안한 스탠리 그린스판은 소아정신과 의사이면서 아동 정신발달에 관한 전문가이자 선구자다. 심리학이 주도하던 자폐 치료 연구 풍토에 소아정신과 의사로서는 선구자적인 연구 성과를 쌓은 사람이다. 그린스판의 연구 성과는 이미 공식적인 인정 과정을 거쳐 권위가 인정되며 학문적인 신뢰도를 획득했다. 그 결과 아동 발달 기능 평가의 주도구가 되는 베일리검사 가운데 사회성평가 측도에 대한 항목은 그린스판 박사가 정리한 내용을 사용하고 있다. 그의 거대한 이론체계를 간단히 소개하기는 힘든 일이다. 이 글에선 플로어타임이 보통의 놀이치료나 인지치료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초점을 두고 소개하고자 한다.
다른 여러 치료 프로그램과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대하는 태도다. 자폐증 아동의 행동이 장애적인 행동이 아니라 자기 발달수준에 적합한 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을 일관되게 유지한다. 그러므로 비정상적인 행동이라 취급되는 감각추구 현상이나 자기자극 현상조차도 병리적 현상이 아니라 자폐증 환자 본인에게는 절실하고 절박하게 선택된 행동으로 이해한다. 그러므로 무조건적인 제지가 아니라 이해에 기초한 공감각 형성을 위한 시도를 요청한다.
두 번째는 자폐증(아스퍼거증후군 포함) 아동들에게도 사회적인 지향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즉 자폐증 아동이라도 본질에서는 사회적 지향이 존재한다. 다만 그것을 구현하는 감정-정서의 교류 능력 저하가 사회성 발현을 저해하는 것이다. 그러면 자폐증 아동에게서 사회성을 유도하는 원칙은 매우 간단해진다. 아동의 관심 속으로 들어가 공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어른이나 치료자의 관심 속으로 아이를 끌어들이자면 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동이 진행하는 관심사 속으로 들어가서 호기심과 관심을 표현하면 아동에게 교육은 필요하지 않다. 이럴 경우 아동의 대부분은 성인의 행동에 관심을 보이고 성인을 대상으로 능동적인 행동 반응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것이 아동의 사회성발달을 유도하는 치료의 시작점이다.
플로어타임은 이렇게 아동의 관심과 준비 수준에서 놀이를 시작한다. 그리고 부모는 아동이 주도하는 반응에 리액션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부모가 아이와 놀아주는 게 아니라 부모의 리액션이 풍족하니 아이가 부모와 놀아주는 양상을 만드는 셈이다. 이런 원칙에서 아이와 놀이를 지속하면 아이는 부족한 감정-정서의 교류 능력을 점차 획득하게 된다. 그러면서 많은 아이들이 자기 힘으로 점차 자폐성 장애와의 이별을 준비한다. 선생이나 타인의 도움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이 과정이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극복하는 플로어타임의 원리다. 정확히 말하자면 플로어타임은 치료사나 부모가 아이를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의 힘으로 발전해가는 자가치료의 메커니즘을 과학적으로 구현한 교육 시스템이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의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현)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현)플로어타임센터 자문의
- (전)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전)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 (전)토마토아동발달연구소 자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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