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30회가 넘는 화재사고가 발생한 BMW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중고차 시세에도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6일 중고차 전문 매매업체인 SK엔카에 따르면 2015년식 BMW 5시리즈의 8월 중고 시세는 3684만원으로 전월(3708만원) 대비 0.7% 감소했다. 전월 대비 시세 감소폭을 보면 올해 1월과 2월에는 3.1%, 3.0%였으며, 3월부터는 0.6~0.8%대로 나타났다. SK엔카 관계자는 "최근 BMW 차량 화재사고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중고 시세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면서 "다만 2~3개월 후에는 BMW 사태가 반영되면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달부터 중고차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필수 한국중고차협회장(대림대 교수)은 "BMW의 긴급 안전점검을 받은 차량에서도 화재 사고가 나면서 BMW의 신뢰도가 추락했고 차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면서 "앞으로 중고 매물이 많아진다는 점에서 중고 시세가 조만간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BMW 화재 피해자 집단소송'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성승환 변호사(법무법인 인강)도 "BMW 차주들은 이미 중고차 가격이 하락하면서 재산상의 손해를 입었다"면서 "일부 주차장에서 BMW 차량의 진입을 금지하는 등의 부정적인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중고가는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BMW 사태로 인해 향후 BMW 중고차 시세가 폭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뉴시스
BMW의 판매량이 이번 사건 여파로 소폭 감소한 점도 중고차 가격 하락을 예상하게 하는 요인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BMW의 7월 판매량은 3959대로 전월 대비 5.6% 감소했다. 특히 가장 많은 화재 사고가 발생한 520d 모델은 6월 963대에서 7월 523대로 절반 가까이 줄었으며, 베스트셀링카 순위도 2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리콜 파문의 초기 단계여서 큰 여파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면서도 "만약 사고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는다면 BMW의 신차와 중고차 모두 거래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BMW 사태와 관련해 집단소송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한국소비자협회는 이번 화재 사건과 관련해 화재위험 차량 소비자들을 위한 소송지원단을 구성해 집단소송에 돌입한다. 한국소비자협회는 이호근 대덕대 교수를 비롯해 박성지 교통안전사고연구소장(대전보건대 교수), 송영배 자동차 명장, 구본승 변호사(법무법인 해온) 등 30여명의 전문가들이 포함된 법률지원단을 구성했다.
BMW 차주의 법률 대리를 맡은 하종선 변호사(법무법인 바른)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3일 BMW코리아에 소송을 제기했으며, 오는 9일 3차 소송을 할 예정이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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