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국제방송센터(IBC)에서 KT 국제통신운용센터(GTSC)까지 해저케이블을 통하면 현지 영상이 0.05초 만에 전송된다. 보통 눈 깜짝할 사이가 0.3초라고 하는데, 그보다 빠른 속도로 아시안게임 영상이 전송되는 셈이다.”
김인준 KT 글로벌통합관제센터(GNOC) 팀장은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위치한 KT GTSC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중계 준비상황을 설명하며 이 같이 말했다. KT는 개막까지 일주일 남짓 남은 이번 아시안게임의 국제방송중계망 주관 통신사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보내온 방송 영상을 이곳 GTSC에서 받아 지상파 3사에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미 방송중계망 구축과 품질테스트, 비상사태를 대비한 긴급복구 훈련도 모두 마쳤다. 전날 개통식을 열어 공식적인 아시안게임 중계 준비 완료를 알린 상태다.
KT는 아시안게임 방송중계망으로 국제 해저케이블을 이용한다. 김 팀장은 “아시안게임과 같이 대규모 이벤트를 장기간 중계할 때는 통신위성보다 해저케이블이 유리하다”며 “1~2일 준비기간을 거치는 통신위성에 비해 해저케이블은 망 구축에만 2주 가까이 소요되지만 보다 안정적으로 중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0.25초의 전송속도를 가진 통신위성보다 5배가량 빠른 속도도 강점이다.
KT는 지난 9일 서울시 종로구 혜화동 KT 국제방송운용센터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제방송중계망 개통식을 가졌다. 사진/KT
물론 네트워크 장애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지진 등의 자연재해나 인근 해역에서 어로활동 중인 어선의 닻 등으로 인해 케이블이 끊어지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KT는 한국과 인도네시아를 잇는 해저케이블 전체 구간을 이중화했다. 김 팀장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위치한 KT의 해저케이블 해외거점시설(POP)을 활용해, 전송로를 주경로와 예비경로로 나누고 이를 다시 2개 채널로 이중화했다”며 “장애 발생 시에도 즉시 경로 우회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육로를 통한 광케이블도 활용한다.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한 대만 앞바다에서 대규모 지진 등이 발생하는 경우, 홍콩 POP에서 중국을 경유하는 광케이블을 활용해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방송중계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는 설명이다.
GTSC 통합관제센터에는 이런 중계망 연결 상태와 방송중계 영상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종합상황실이 마련됐다. 문제가 발생하면 이곳에서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방송 및 통신 장비를 원격 제어해 대응에 나선다. 통합관제센터는 한 공간에서 국제통신 서비스를 동시에 관제하기 때문에 복구 진행상황 공유는 물론 부서 간 협조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상황실 앞에 높인 16개 모니터에는 현재 컬러바가 띄어져 있지만,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18일 이후 다양한 경기 영상과 보도 화면들로 모니터가 가득 채워질 예정이다. 김 팀장은 “방송중계뿐 아니라 현지 전화망이나 인터넷망 등의 시스템도 함께 구축하면서 KT가 이번 대회를 위해 운용하는 회선만 130여개에 달한다”며 “성공적인 통신 지원을 위해 비상근무 체계로 돌입했다”고 말했다. 앞서 자카르타 현지에도 운영전문가 2명과 해저케이블 담당 1명 등 5명의 전문 기술진이 파견돼 방송통신 서비스 지원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KT는 2014 브라질월드컵, 2016 리우올림픽 등에 이어 올해 평창동계올림픽까지 다양한 국제 스포츠행사의 방송중계망을 제공해왔다. 그만큼 국제방송중계 기술과 노하우 면에서 쌓인 경험이 많다. 김 팀장은 “지난 평창 올림픽 당시에도 대회 기간 중 한 번의 장애도 없이 방송·통신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남북단일팀이 출전하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완벽한 방송중계를 위해 철저히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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