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N누르면 네이버, Y누르면 유튜브…'단축키' 매력에 쏙
아이폰 사용자의 블랙베리 키2 적응기…스피드 키로 앱간 전환 편리
2018-08-21 17:11:51 2018-08-21 17:11:51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블랙베리 키2를 손에 쥐었을 때 시선은 쿼티 키보드로 향했다. 갤럭시와 아이폰 시리즈를 사용하며 풀터치 스마트폰의 천지인 자판에 익숙한 기자에게 쿼티 키보드는 생소했다. 메모장을 열어 키보드의 작은 키들을 찾아가며 더듬더듬 글자를 입력했다. 15년 이상 쓴 천지인 입력방식은 자판을 보지 않고도 빠르게 입력이 가능하다. 더구나 기자가 쓰는 아이폰SE는 최근 나오는 6형(인치) 이상의 스마트폰에 비하면 아담한 4형 디스플레이라 한 손으로도 타이핑이 가능하다. 반면 본 쿼티 키보드를 보며 두 손으로 입력하려니 처음엔 답답한 마음이 앞섰다.
 
블랙베리 키2의 전면(왼쪽)과 후면. 사진/박현준 기자
 
하지만 쿼티 키보드를 쓸수록 단순히 글자를 입력하는 것 외에 더 큰 매력을 찾을 수 있었다. 5일간 블랙베리 키2를 사용하며 가장 편리하다고 느낀 점은 '단축키' 기능이다. 쿼티 키보드의 문자키 하나마다 바로 실행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지정할 수 있다. 가령, N키에 네이버 앱을 설정했다면 바탕화면에서 N키만 누르면 바로 네이버 앱이 실행된다. 여기에 스피드 키를 활용하면 더 편하다. 단축키는 바탕화면에서만 사용이 가능하지만 스피드 키와 단축키를 함께 누르면 바탕화면으로 갈 필요 없이 앱에서 다른 앱으로 바로 이동이 가능하다. 네이버 앱을 쓰다가 스피드 키와 Y키를 동시에 누르면 바로 유튜브 앱으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물리 키보드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기능이다. 화면을 넘기며 앱을 찾는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자주 쓰는 앱들은 보통 첫 화면에 모아놓지만 이 또한 개수의 제한이 있다. 자주 쓰는 네이버·유튜브·카카오톡·페이스북·크롬·설정 앱에 단축키를 설정해 빠르게 앱을 실행할 수 있었다.
 
쿼티 키보드에는 터치 기능도 탑재됐다. 키보드 위를 손가락으로 가볍게 상하좌우로 움직이면 화면 스크롤이 가능하다. 화면을 손가락으로 가리지 않고 스크롤할 수 있는 것은 이제껏 생각지도 못한 또 하나의 매력이다. 특히 기사를 읽거나 웹툰, 쇼핑 앱을 사용할 때 화면을 가리지 않고 볼 수 있어 편리했다. 스페이스바 키는 쿼티 키보드의 핵심 역할을 한다. 지문인식 기능이 탑재됐다. 꺼진 화면에서 스페이스바에 손가락을 대면 바로 잠금이 해제된다. 스페이스바를 길게 누르면 글자를 입력할 때 한·영 전환이 가능하다. 사진을 찍을 때 스페이스바는 셔터키로 변신한다. 쿼티 키보드의 달러($)키는 PC용 키보드의 컨트롤이나 시프트키의 기능도 할 수 있다. 가령, 텍스트를 복사한 후 메모장에 붙여넣기 할 때 일반 키보드의 컨트롤(Ctrl)키와 V키를 누르는 것처럼 달러키와 V키를 누르면 붙여넣기를 할 수 있다. 참고할만한 문구나  기사 제목과 링크를 복사하고 붙여넣기를 해 모으는 일을 많이 하는 직업 특성상 이 기능은 매우 유용했다.
 
블랙베리 키2에서 동영상을 실행한 모습(위)과 모바일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실행한 모습. 사진/박현준 기자
 
쿼티 키보드를 사용하며 다소 아쉬운 점도 있다. 위아래로 스크롤을 할 때 키보드 바로 위에 위치한 소프트 홈 버튼을 살짝 터치하면 바로 홈 화면으로 빠져나가버린다. 이를 인식하고 소프트 홈 키를 피해 스크롤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 천지인 키보드보다 키 하나의 크기가 작다. 오타가 자주 난다. 빠르게 입력할 수 있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또 키가 외부로 드러나 있다보니 책상 모서리에 부딪히거나 떨어뜨릴 경우 파손될 위험이 높다. 최근 출시되는 갤럭시나 아이폰의 웬만한 제품에는 들어가 있는 방수·방진 기능도 없다. 그만큼 더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블랙베리 시리즈는 쿼티 키보드가 가장 큰 특징인 비즈니스 폰이다. 갤럭시나 아이폰 시리즈에 비해 전반적인 스펙과 카메라 성능, 디스플레이 크기 등은 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쿼티 키보드의 매력에 빠진다면 기자와 같은 블랙베리 초보도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다.
 
블랙베리 키2는 CJ헬로를 통해 지난달 단독 출시됐다. 출고가는 64기가바이트(GB) 모델이 64만9000원, 블랙(128GB) 모델이 69만3000원이다. CJ헬로의 'THE 착한 데이터 USIM 6GB(데이터 6GB·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공시지원금 30만원이 적용돼 실버 모델은 34만9000원, 블랙은 39만3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듀얼 유심 기능을 갖춰, 하나의 단말기로 다른 이동통신사로도 가입할 수 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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