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정부가 혁신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예산을 사상 처음으로 20조원 넘게 편성했다.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데이터·인공지능(AI)·수소경제 등 차세대 신산업을 활성화하고 인재 양성을 강화해 플랫폼 경제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28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19년도 경제 활력 제고 및 미래 성장동력 확충 예산안'을 발표했다. R&D 예산은 작년 19조7000억원에서 3.7% 오른 20조4000억원으로, 20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매년 19조원대를 유지했던 R&D 예산을 증액시킨 것은 한국의 핵심기술 경쟁력이 미국의 70∼80% 수준으로 2∼4년 뒤처져 있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현 정부 경제 기조의 한축인 혁신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에너지신산업과 전기·자율 주행차 등 신산업 분야를 더욱 활성화 시키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0조4000억원의 R&D 예산을 기초연구, 중소기업 R&D 중심으로 투자해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민간의 혁신생태계 조성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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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관련 인재 양성을 위해 기초연구 수혜 인원을 확대한다. 올해 1만7000명이던 기초연구 지원대상자를 내년에 2만1000명으로 늘린다. 이에 대한 예산은 1조4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증액했다.
또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 원천 기술 투자에 올해보다 3000억원이 늘어난 1조8000억원이 투입된다. 지능형 로봇·클라우드·5세대 이동통신(5G) 핵심기술과 관련된 R&D예산을 올해보다 1000억원 늘려 8000억원으로, 스마트 의료 등 융합기술 관련 예산을 2000억원 증액한 9000억원으로 각각 편성했다.
3대 전략투자 분야(데이터·AI·수소 경제)와 혁신 인재 양성에는 올해보다 무려 82% 늘어난 1조5137억원을 투입한다. 데이터·AI 경제 분야에서는 금융, 의료, 통신 등 10대 영역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방형 플랫폼을 만들어 데이터 축적·가공·유통·사업화를 추진하고, 한국형 데이터 거래소 구축 방안을 연구한다.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 분야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기술 국산화 R&D를 확대하고, 4차 산업혁명에 특화된 비학위 교육기관 설립을 통해 인재 양성을 추진한다.
정부의 8대 핵심 선도사업 분야 예산은 3조5904억원으로 올해 2조1686억원보다 약 65.6% 뛰었다. 분야별로 미래 자동차 8300억원 ,에너지산업 8800억원, 스마트공장 1조100억원, 스마트 팜 2400억원, 드론 1200억원, 바이오 헬스 3600억원, 스마트시티 1500억원, 핀테크 100억원 등이다.
공격적인 R&D 예산 편성으로 연관성이 높은 산업부의 경우 작년과 비교해 큰 예산 증가폭을 보였다. 산업부의 내년 예산안은 7조 6708억원으로 올해 6조8558억원보다 11.9%가 증액됐다. 최근 감소세를 보이던 산업부 예산이 에너지전환 정책과 신사업 육성 기조에 맞춰 대폭 증액된 것이다. 실제 2015년 8조54억원이었던 산업부 예산은 올해 6조원대까지 떨어진 바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5대 신산업과 재생에너지 보급, 지역경제 활성화에서 대폭 예산이 늘었다"며 "매년 예산안에서 경제성장과 혁신산업 부분에 대해 아쉬움이 있었는데, 올해는 예산이 필요한 사업이 모두 반영됐다. 정부의 혁신성장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5대 신산업 분야별 예산을 보면 올해 4382억원이었던 에너지신산업의 경우 5283억원으로 20.6% 증액됐고, 미래차(전기·자율주행차) 36.3%(2984억원), 바이오·헬스 22%(383억원), 사물인터넷(IoT) 가전 61.9%(680억원), 반도체·디스플레이 70.1%(830억원) 등 모두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윤종 산업부 정책기획관은 "올해 5대 신산업 분야는 29.1%의 예산이 증액됐고, 2022년까지 5대 신산업 투자 비중을 R&D 예산의 50%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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