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이 최저임금 산정 기준에서 '유급처리 시간(주휴시간)'을 포함하도록 한 정부의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을 반대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바른미래당은 시행령 개정안 철회를 촉구하며 시행령보다 상위법인 법률 개정 논의를 시사했다.
바른미래당과 9개 경제단체들은 27일 국회에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관련 경제단체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는 경제단체의 주휴시간 관련 의견 청취를 통해 최저임금 산정 기준의 개선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경영계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근거는 대법원 판결이다. 대법원은 지난 7월 최저임금법에 따라 근로자의 월급을 시간단위 임금으로 환산할 경우 주휴수당 관련 근로시간은 빼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주휴수당 포함여부에 따라 최저임금은 약 26만원 차이가 난다. 경영계는 시행령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경영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고용부의 개정안에 따라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전일제 노동자의 올해 월 최저임금은 157만3770원이다. 올해 최저시급 7530원을 기준으로 월 근무시간(주휴시간 35시간 + 소정근로시간 174시간 = 209시간)만큼 산정한 금액이다. 주휴수당을 제외할 경우엔 131만220원이다. 최저시급이 8350원으로 인상되는 내년부터는 전일제 노동자의 월 최저임금은 주휴수당 포함 174만5150원이다.
류기정 한국총연합회 전무는 "최저임금을 산정 기준에 주휴수당이 포함하지 않는다는 게 대법원 판결"이라며 "각 사의 규정에 따라서 최저임금이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불합리하다. 시행령이 아니라 국회 입법을 통해서 최저임금을 개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정원석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이번 시행령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내년도 주휴수당 포함해 최저임금은 1만20원이 된다. 대통령이 공약했던 최저임금 1만원을 넘어서게 된다"며 "소상공인은 2017년에 비해 50% 이상 임금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주휴수당 문제 때문에 15시간 미만으로 근로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상공인은 주휴수당을 지불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범법자를 양산하게 될 것"며 "고용부는 대법원 판례를 무시하고 있다.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사과하고 대법원 판례를 따라야 한다"고 피력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최저임금 산정기준 시간은 소정근로 시간 수로 명시한 근로기준법과 달리 주휴시간을 포함시킨 것은 타당하지 않지 않다"며 "개정안처럼 되면 토요일을 유급처리하는 기업에 부담이 가중되고 토요일을 무급으로 처리하는 기업 근로자들과 소득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용부는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시행령 개정을 철회하고 최저임금법의 대법원 판례를 존중하는 새로운 논리적인 기준을 규정해야 한다"며 "바른미래당은 최저임금의 인상 속도와 산정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제기해 왔다. 시장이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 최저임금 재심의, 최저임금 규모·업종·지역별 등을 당론으로 정하고 국회 논의 과정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입법화되고 수용될 때가지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참석한 경제단체는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소상공인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이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 관련 바른미래당-경제단체 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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