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내년부터 고등학교 학령에 해당하는 학교밖 청소년에게 월 20만원의 교육수당을 지급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7일 오전 '학교밖 청소년 교육지원 정책 방안'을 발표했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9~18세 청소년이 일정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2019년부터 연 240만원 현금으로 교육기본수당을 주고 고교 졸업 자격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현금 지급을 하는 이유는 내년 대상자가 많지 않은 편이라 예산이 비교적 적게 들기 때문이다. 2019년 대상자는 시교육청 산하 청소년도움센터 ‘친구랑’에 등록한 학교밖 청소년 200명이다. 소요 예산은 4억8000만원으로, 바우처 카드 사업 요건인 1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사업 과정에서 대상자가 늘어나고, 현금보다 바우처가 더 낫다는 결론이 나오면 지급 수단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수당을 받기 위한 세부 자격 요건 내지 용처 감독 방안은 추후 수립될 예정이다. 현재 정해진 것은 수당을 받으려면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부여하는 학습지원 프로그램을 일정 단위 이수해야 한다는 정도다. 용처는 교재·도서구입비, 온라인학습비·학원수강료 및 문화체험비, 중식비·교통비다.
다만 시교육청은 사용 건별로 영수증 증빙 같은 절차를 요구하기보다는, 청소년에게 학습활동 효과가 나타났는지 심사하는 것으로 모니터링을 대신할 예정이다.
조 교육감은 "시범대상은 이미 시교육청과의 관계 내에 있기 때문에 (수당 부정 사용과 같은) 우려가 적다고 생각한다"며 "청년수당이나 실업수당도 일탈적 사용이 다 있는만큼, 문제가 나타나면 제도 시행 과정에서 보완하면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교육청 산하 센터에서 수당 지급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다음 단계로 서울시 산하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꿈드림’ 참여 학생으로 대상을 넓히는 2단계 방안을 검토한다. 또 2단계까지 사업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3단계 비인가 대안학교 재학생, 4단계 질병과 기타 부적응 등 학업중단학생 전체 중 개인정보연계에 동의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점차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4단계까지 정책이 이뤄지면 대상자는 최대 1만2000명에 예산은 25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정책은 학교밖청소년이 교육 및 복지 정책에서 철저한 사각지대에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부적응으로 학업을 중단한 청소년은 지난 2015~2017년 3년 동안 1만2576명에 이른다. 특히 이 중 고등학교 중단자는 9015명이나 된다. 2014년 OECD 기준, 한국은 학생 1인당 공교육비로 1년에 840만~1011만원을 지급하지만, 학생이 아닌 청소년은 공교육비 지급 대상이 될 수 없다. 1년 240만원의 학교밖 청소년 수당이 평등권에 부합한다고 시교육청이 주장하는 이유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7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학교 밖 청소년 교육지원 정책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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