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던 국내 화학업계가 1분기에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물론 지난해 4분기에는 상여금 지급 등 일시적인 비용이 발생하면서 2,3분기보다는 다소 실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이런 비용이 줄어드는 동시에 중국발 소비 급증이라는 특수까지 이어지면서 지난해 2,3분기 못지 않은 수준의 높은 실적을 거둘 거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겁니다.
특히 최근 화학제품 원료가 되는 나프타 가격이 강세를 이루는 동시에 화학제품 수요 증가로 제품 가격은 치솟고 있는데요. 이렇게 원료가격과 제품가격의 차이를 의미하는 제품 마진, 즉 스프레드가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이 높은 실적을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호남석화 그리고 최근 한화석유화학에서 사명을 바꾼 한화케미칼 등 주요 화학업체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올 1분기 평균 마진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무려 평균 50% 넘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먼저 LG화학의 상승세가 두드러집니다. 최근 LG화학의 주력제품인 PVC(폴리염화비닐)와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 가격은 각각 톤당 1000달러, 1800달러를 넘어서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올해도 이어지면서 건설용 PVC나 가전제품용 ABS 등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LG화학은 타 업체와 달리 범용제품인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의 비중이 낮은 반면 고부가가치 제품인 PVC와 ABS 생산 비중이 높아 올 1분기 어느 업체보다 중국 특수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주력제품 중 하나인 프로필렌과 SM 즉 스틸렌모노모 등의 제품 마진도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300달러 정도 높은 수준인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호남석화의 상승세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역시 중국발 특수로 주력제품 중 하나인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가격이 나프타 가격 상승폭을 웃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요.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히는 주력제품 LDPE, 즉 저밀도폴리에틴렌 역시 1분기 평균 마진이 지난해 1분기보다 무려 300달러 이상 늘어난 830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는 등 영업이익을 대폭 끌어올릴 호재들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한화케미칼도 화학업계 실적 잔치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는데요. 한화케미칼이 생산하는 LLDPE, 즉 선형저밀도폴리에틸렌의 올 1분기 평균 마진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달러 이상 높은 수준인 700달러로 예상이 되고 있구요.
또 태양광 시트 등의 원료가 되는 EVA 가격이 2000달러를 넘어서고 있고 LDPE, PVC도 시황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어 1분기 1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거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금호석유도 화학업계의 높은 실적 행렬에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중국 타이어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7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타이어의 주원료이자 금호석유의 주요제품인 합성고무 가격은 천연고무 가격과 함께 연초 대비 20% 이상 급등하고 있는데요.
금호석유가 생산량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합성고무 설비를 보유하고 있고 대부분의 합성고무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것으로 볼 때 올해 1분기 실적은 그 어느 때보다 좋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국내 대부분의 화학업계 1분기 실적은 ‘매우 맑음’으로 전망되는데요.
특히 중국 정부가 최근 전국인민대표자회의에서 올해도 내수 부양책을 지속할 것이라 발표한 만큼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에 수출의 50% 이상을 의존하고 있는 국내 화학업계의 올해 전체 실적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못지 않은 수준이 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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