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정부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 추진하는 건 주52시간 근로제의 본격시행을 앞두고 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함이다. 근로시간에 유연성을 부여함으로써 기업의 효율적인 생산을 독려하는 방안으로, 실제 생산성 유지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근로시간 단축을 앞두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탄력근로제 확대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년부터 근로시간 단축 계도 기간이 끝나면서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바로 고용의 유연성 확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2020년까지 최대 33만6000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탄력근로제 확대와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한 자본 가동률을 높여야 고용을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탄력근로제는 업무량에 따라 근로시간을 늘리고 줄이면서 평균 근로시간을 법정근로시간에 맞도록 조절하는 제도다. 일이 많은 주엔 조금 더 일을 많이 하고 일이 적은 주엔 휴식을 보장해주는 일종의 유연근무제다. 예를 들어 이번 주 일이 몰려 58시간을 일하면 다음주엔 46시간을 일해 평균 52시간을 맞추는 것이다. 현재 근로기준법에는 이 탄력근로제의 평균 근로 시간 산정 기준을 3개월로 규정하고 있다. 3개월 평균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맞추는 것이다.
산업계에서는 탄력근로제 확대가 생산성 향상과 직결된다고 강조한다. 연간 단위 생산 계획이 세워지고 생산 시기가 몰리는 조선, 건설업, 제조업이나 의사, 운수업 등 특정 기간에 업무를 집중적으로 해야 하는 분야와 직종에서는 탄력근로제를 확대해야 근로시간 단축에도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초과 근로 대다수가 주문물량 변동으로 발생하고, 성수기가 정해져 있는 업종도 그 기간이 5~6개월 동안 지속된다"며 "기업이 인력 운용이 어려울 경우 결국 특정 시기에 고용을 줄이는 방안을 선택할 수 밖에 없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탄력근무제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근로시간의 유연성이 떨어지면 기업들이 오히려 고용을 안하게 된다"며 "경직된 근로시간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일거리가 필요한 취약계층"이라고 지적했다.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