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오는 24일 실적발표를 앞둔 현대자동차가 최악의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올해 신차출시 등으로 반등을 모색하고 있지만 최저임금 등의 악재로 녹록치 않는 상황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조7127억원, 4분기 영업이익은 7862억원으로 추정됐다.
현대차는 최근 몇년간 큰 폭의 실적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연간 영업이익은 6조3579억원이었지만 2016년 5조1935억원, 2017년 4조5747억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는 3조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점쳐진다. 영업이익률도 2015년 6.8%에서 2017년 4.8%로 떨어졌고 지난해는 2.8% 수준으로 예상된다.
분기별 실적을 봐도 2017년 3분기 1조20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후 4개 분기 연속 1조원대에 미달했고 특히 지난해 3분기는 2889억원이라는 충격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4분기에는 글로벌 핵심 시장 중 하나인 중국시장 부진이 두드러졌다. 미국시장 4분기 판매대수는 17만6245대로 전년동기(17만3815대)보다 1.4% 증가했지만 중국시장 4분기 실적은 22만9025대로 전년(29만5666대)보다 22.5%나 감소했다.
위기감을 느낀 현대차는 SUV 등 다양한 차종의 신차 출시를 통해 반등을 이룬다는 목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신년사에서 "올해 우수한 품질과 상품성을 갖춘 13개의 신차를 출시해 미국, 중국 등 주력시장 사업을 조기에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가 오는 24일 실적발표를 앞둔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원에 미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뉴시스
현대차는 미국시장에 대형 SUV '팰리세이드', 제네시스의 SUV 모델인 'GV80' 등을 선보여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지난달 수소전기차 주도권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 방안을 밝힌 후 정부가 최근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수소전기차 부분은 내가 홍보모델"이라고 강조한 점도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요소다.
다만 최저임금 등 해결이 쉽지 않은 과제들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실적개선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지난달 31일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되면서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8350원으로 결정됐다.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개정안 시행 후 최저임금 미달 인원은 6800명으로 추산된다. 현대차는 최저임금 위반을 피하기 위해 지난달 27일 노조에 "기존 격월로 지급하던 상여금을 매달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상여금 지급주기 변경'과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논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가 기본급을 인상하거나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면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이라면 사측이 최저임금 위반을 하게 되기 때문에 노조에 협상 주도권이 넘어갔다"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최저임금 인상 여파는 현대차 뿐만 아니라 2,3차 협력업체 등에서도 나타나게 된다"면서 "결국 현대차의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2017년 8월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패소하면서 1조원을 충당금으로 반영한 바 있다.
또한 해외시장은 물론 국내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미국의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가능성도 악재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중국 등 글로벌 핵심시장을 중심으로 자동차 업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수입차 인기 추세가 지속되면서 내수시장도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도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 및 대규모 리콜 가능성 등 대외 변수가 남아있다"면서 "둘 중 하나라도 현실화될 경우 현대차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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