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 65% 성장, 기그 경제 '약일까 독일까'
한은, 해외경제포커스서 분석…"고용보호 취약, 권리재정립 필요"
2019-01-27 12:00:00 2019-01-27 12:00:00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기그'(Gig)가 선진국에서 새로운 고용형태로 급부상하면서 국내에서도 이를 활용한 노동인구 확대와 함께 노동자 권익 보호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근로자 10명 중 1명이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기그 형태로 종사하고 있다. 특히 1년 만에 글로벌 기그경제(Gig economy)는 무려 65%나 성장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미국·유럽연합(EU) 등의 기그경제 종사자수는 생산가능인구의 10% 안팎에 달했다. 기그경제란, 산업 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노동자와 임시로 계약을 맺은 뒤 일을 맡기는 고용 형태를 뜻한다.

한은에 따르면 미국 노동통계국은 2017년 5월 기그경제 종사자 수를 전체 취업자수의 1%인 161만명으로 추산했다. EU 14개국은 성인의 9.7%가 작년에 기그 경제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미국과 유럽 내 기그경제 등 비전형 노동자는 경제활동 인구 대비 20~30% 로 추산된다.

포커스를 보면 기그경제 종사자들은 대체로 젊고 고학력이며, 남성 비율이 여성보다 더 높은 특징이 있다. 미국은 기그경제 종사자의 절반이 대졸 이상이다. 고용형태는 독립계약(특수고용), 시간제·임시직 등 비전형 근로 비중이 절대적이다.

기그경제는 2010년대 초반 자금조달을 통한 사업화가 시작한 이래 꾸준히 성장했다. 2017년 기그경제 총매출액은 820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65% 성장했다. 우버와 디디츄싱(Didi Chuxing), 리프트(Lyft) 등 글로벌 3대 운송 플랫폼 기업의 매출은 전체의 73%를 차지했고, 우버의 순매출은 6년간 무려 100배 가까이 성장했다. 한은은 "소자본·개인화 기반으로 많은 특화시장을 제한없이 확대할 수 있고, 비경제활동인구의 노동 참여를 촉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기존 취업자는 여가 시간으로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고, 육아로 인해 고용이 단절된 이도 비교적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반면 기그 경제가 전통산업을 대체하는 형태로 발전할 경우 고용의 질을 떨어뜨리고 소득 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포스코 경영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우버기사 16만명 중 정규직은 2.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개인 계약자 형태였다. 한은은 "기그 종사자의 임금은 전통산업에 비해 크게 낮고, 사회보험·단체교섭권 등 고용 보호에도 취약하다"며 "이해관계의 상충에 따른 경제 주체간 갈등 심화가 비효율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기그 형태의 고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계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버와 에어비엔비와 같은 플랫폼 기업이 노동시장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상시 연결해 파트타임 고용 증가 등 고용형태를 다변화시켰다"며 "노동자 권리는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아웃소싱 플랫폼인 위시켓의 박우범 대표는 "기업에게 적당한 프리랜서를 신속히 알선해주고 프리랜서에게 공정한 노동의 대가를 받도록 도와주는 노동 플랫폼 기업의 긍정적 효과를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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