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평양에서 실무협상을 진행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르면 8일 한국으로 돌아온다. 비건 대표는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와 지난 6일부터 2박3일간 논의한 협상 결과를 우리측에 설명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7일 "비건 대표가 평양으로 가기 전 우리와 사전협의를 해왔으며 (북한과) 실무협의 결과에 대해 한국측에 가장 먼저 설명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실무협상 종료 시점에 대해서는 "(한미 간) 사전 협의기간 중 각자의 생각을 공유했는데, 실제 현장에서 협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봐야한다"고만 했다.
실무협상 이틀 째에 돌입한 이날 북미 양측은 협상 관련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회담 의제와 구체적인 장소 등을 놓고 밀고 당기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 속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주민들의 경제상황 개선을 위해 새로운 진로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내가 아닌 김 위원장이 한 말"이라고 밝혔다. 실무협상에서 북한 경제발전을 위한 대북제재 완화문제가 논의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김 위원장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가능성을 밝힌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보유 중인 핵물질 처리방안 단계까지 미국과 논의해야 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이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했던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매우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한 총론적인 비핵화 약속을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비건 대표는 최근 미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김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당시 미국의 상응조치를 조건으로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 전체의 폐기·파기를 약속했다고 공개했다.
정상회담까지 3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비건 대표와 김 전 대사는 서로가 내놓을 수 있는 비핵화와 상응조치 카드를 최대한 맞춰볼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한 영변 핵시설을 중심으로 한 비핵화 초기단계 조치와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인도적 지원 등을 주고받는 합의를 만들어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북제재 완화 여부를 둘러싼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반 ISIS 국제연대' 장관회의 시작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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