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최근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넘어서면서 `펀드런'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설정액이 큰 대형펀드에서의 환매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주식형 펀드 가운데 연초 이 후 삼성그룹주펀드와 미래에셋펀드에서 환매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2004년 11월 1일 설정된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 1(주식)(A)'에서만 무려 3535억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삼성그룹의 실적호조에 따른 수익률 상승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4.94%로 타 펀드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삼성그룹의 대표주자격인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 호황을 등에 업고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액 100조 원, 영업이익 10조 원을 넘어서 ‘100조-10조 클럽’에 가입했다. 올 1분기에도 4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분기사상 최대 잠정실적을 냈다.
이계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규모가 비교적 큰데다 수익률도 높아 투자자들이 대량환매에 나선 것"이라며 "수수료도 저렴하고 수익률면에서 떨어지지 않는 삼성그룹 ETF같은 대안 상품쪽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미래에셋3억만들기좋은기업주식K-1'펀드에서 2743억원,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증권투자신탁1(주식)종류A'펀드에서도 2611억원이 빠져나가며 그 뒤를 이었다. 자금유출 상위 10개 펀드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가 무려 8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내주식형 자금유출 상위10
단위(억원,%)
한편 해외주식형 펀드의 경우, 브릭스,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에서 자금유출세가 두드러졌다.
'슈로더브릭스증권투자신탁E(주식)'펀드에서 2001억원,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증권투자신탁1(주식)종류A'펀드에서 1294억원, '신한 BNP봉쥬르차이나증권투자신탁1[주식]'펀드에서 1029억원이 빠져나가며 자금 유출을 주도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해외펀드 세제혜택이 종료되면서 투자매력도가 많이 떨어졌고 지난해 원금을 회복한 투자자들의 환매 욕구도 커졌기 때문"이라며 " 해외주식펀드설정액의 20%를 넘을 정도로 브릭스펀드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해외펀드 환매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점도 있다"고 언급했다.
다른 해외펀드에 비해 수익률 회복이 더뎠다는 점도 환매 규모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정부의 세제 지원과 같은 특별한 호재가 없는 한 이 같은 환매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해외주식형 자금유출 상위10
단위(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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