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엄연한 놀이 문화와 중독을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건전한 게임 문화 형성을 위해 게임업계가 '랜덤박스'와 같은 확률형 모델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팀 대표는 14일 서울시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린 '언리얼서밋 2019' 기자간담회에서 "중독과 놀이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며 "WHO의 게임 질병코드 등재 시도는 황당하다"고 말했다. WHO는 오는 2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총회를 열어 게임중독을 질병에 포함하는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판(ICD-11)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팀 대표는 WHO의 이러한 시도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그는 "테니스를 즐기면 '테니스 중독'을 만들어야 하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팀 대표는 게임업계의 자성도 촉구했다. 게임사의 주요 사업모델 중 하나인 '확률형 아이템' 같은 경우 이용자의 게임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려 건전한 게임 문화 조성을 방해한다고 봤다. 그는 "게임사는 수익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며 "단순히 결제를 더 많이 한다고 등급이나 이길 확률이 오르는 것은 좋지 않은 (문화)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픽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포트나이트는 확정형 아이템 모델을 도입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팀 대표는 게임의 사회적 기능을 강조했다. 게임 플랫폼이 친구를 만나고 함께 협업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게임은 하나의 소셜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포트나이트가 친구들과 게임하기 위한 플랫폼이 된 것과 같이 소셜 기능에 대한 투자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픽게임즈는 지난해 12월 게임 전자소프트웨어 유통망(ESD) '에픽게임즈스토어'를 시작했다. 회사는 포트나이트를 직접 서비스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에픽게임즈스토어에 입점한 개발사에 운영 노하우를 전수한다. 여기에는 △업적·순위표 통계 △파티·매치메이킹 △음성채팅 등 소셜 기능들도 포함했다.
14일 서울시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린 '언리얼서밋 2019' 기자간담회. 사진 왼쪽부터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 박상철 에픽게임즈코리아 대표. 사진/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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